7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은행 및 증권사 등에서 희망퇴직한 경력직 직원들이 저축은행에서는 우수인력으로 스카우트 대상이 되고 있다.
◇ 은행·증권 등 인력 구조조정 이어져
은행권은 지난해 말 희망퇴직을 실시해 1300여명을 정리한 바 있다. 증권사들도 구조조정 시기와 방법을 검토하고 있으며 곧 인력을 정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에게는 우수인력 확보에 좋은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도 효율성을 높이는 경영방침에 따라 조직 슬림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최근 은행 및 증권사 쪽에 우수 인력이 대거 나오고 있어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규모가 커진 저축은행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예대업무 이외에 새로운 틈새시장을 확보하고 나서고 있어 은행 및 증권사의 경력직 인력은 더욱 필요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도 저축은행의 업무 영역을 올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어서 이같은 인력 채용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 업무 영역 신탁·수익증권 판매 등 확대
정부는 우선적으로 리스크를 수반하지 않는 신탁업무, 국공채 매매, 수익증권 판매대행 등으로 업무영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업무영역 확대 관련 개정안이 법제처 심사를 마친 상태여서 올 2월 임시국회에 제출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따라서 하반기부터 업무범위가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저축은행들도 IB(투자금융), 해외투자, 자산운용사, NPL(부실채권) 업무 등을 추진하고 있어 이같은 경력직 인력은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
B저축은행 관계자는 “빠르면 하반기부터 새로운 업무영역이 확대되기 때문에 틈새시장 확보를 계획하고 있는 저축은행에게는 우수인력을 수혈하기에 적기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 저축은행들은 은행권 출신 인력들을 채용하거나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부저축은행은 작년부터 업무영역 확대를 대비해 은행권 출신 경력직 인력을 뽑아 적극 대응하고 있다. 또한 추가적으로 은행 및 증권사 인력 채용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저축은행은 우선적으로 자체인력으로 업무영역 확대에 대비하고 본격적으로 업무영역 확대 추이를 보고 경력직 인력 충원을 계획하고 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도 다양한 업무 확대에 따라 시중은행 경력 직원 채용을 고려하고 있다.
◇ 은행출신 인력 이미 업계에서 능력검증
한편, 은행 출신 경력직원들은 저축은행 업계에서 이미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실제로 은행 부행장 및 지점장 출신 저축은행 CEO의 경영 실적이 2배 이상 증가하면서 전문경영인으로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또한 경력직원 등은 영업기획 및 틈새시장 개발 등에서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
B저축은행 관계자는 “은행출신 인력들이 은행의 보수적인 시스템으로 해보지 못한 다양한 영업 방식을 탄력적으로 적용해 경영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