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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성의 위험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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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9-01-04 18:17

공병호 소장, 공병호경영연구소,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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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책임질 수 없다면 표현의 자유도 허용안돼

“아니면 말고” 인터넷 경제논객 ‘미네르바’씨의 절필 선언을 보면서 떠오른 단상이다. 절필에 이어 한 달 만에 ‘대정부 긴급 공문 발송’이라는 제목의 글로 또다시 논란을 일으켰던 그가 다시 절필을 선언하면서 올린 글은 ‘속상하다 그리고 사과 드린다’는 제목의 글 이었다.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시대인 만큼 각양각색의 의견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근래 우리 사회에서 공론의 장이 형성되는 것을 보노라면 근본적인 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최근에 서점가에는 <투웨이 세대>라는 책이 선을 보였다. 새로운 문화 권력의 등장을 소개하는 저자 성호철 씨는 기존처럼 일방 통행의 시대가 가고 쌍방향 통행을 특징으로 하는 문화권력의 등장이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되었다고 말한다.

“우리 시대의 정치권력, 사회권력, 문화권력, 산업권력들이 은밀하게 변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 은밀함은 권력의 지형을 완전히 바꾸는 본질적인 것이다. 다름 아닌 일방적 권위의 권력에서 소통하는 권력으로의 변화가 바로 그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미네르바’라는 경제논객의 등장과 이로 인한 논쟁도 불가피한 사회 현상임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사용하는 용어나 표현을 미루어 보면 단정적이고 독선적인 경향뿐만 아니라 ‘나 만이 옳다’는 편협성을 그 특징으로 하고 있다. 성호철 씨는 투웨이 세대의 편협성에 대해 ‘편협성의 나선형 구조’라는 이름으로 “편협성의 나선형은 한 번 그 나선 구조에 빠져들면 자연스럽게 선을 따라가다 나사의 마지막 뾰족한 끝인 편협성에 도달하는 뜻이다.”라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물론 성호철 씨가 언급하는 투웨에 세대는 10-20대의 인터넷 세대에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나이의 장벽을 걷어 제치게 되면 인터넷을 통해서 동질감을 형성하고 스스로 똑똑하다고 생각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마음껏 피력하는 사람들에게도 확대해서 적용할 수 있다.

촛불이란 사회현상을 통해서 우리가 확인한 것은 특정 정보의 옳고 그름에 관계없이 그 정보는 누구도 그 방향을 예상할 수 없는 쪽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이 같은 정보의 확산은 사회 전체의 입장에서 부정적인 효과나 막대한 사회적인 비용을 지불하는 형식으로 마무리 되는 경우가 일어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다양한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서 올바르지 않은 주장이나 정보를 의도적으로 유통시키는 일이 계속해서 일어나게 될 것이다.

연세대 황상민 교수의 주장처럼 한국인들은 논리적이고 합리적이기 보다도 대세를 추종하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일단 대세라고 판단되는 주장이나 의견에는 쉽게 동조하기 쉽다. 문제는 그것이 다수의 의견으로 포장되어 정책이나 사회의 방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다수라고 이야기들을 하지만 인터넷의 대표적인 여론의 장은 일방적인 소수가 의견을 제시하고 이들이 다수의 사람들을 몰고 다니는 형국이 일어나고 있다.

개인이 무엇을 주장하던지 무엇을 옳다고 믿던지 그것은 개인이 선택하고 책임을 지면 그만이다. 그러나 공공재적 성격의 여론을 형성 하는 것은 개인이 선택하고 책임지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가 개입되게 된다. 그것은 여론이라는 일종의 공공재가 형성되는 과정이다. 그렇다면 그곳에는 자기 책임의 원칙이 반드시 적용될 수 있어야 한다. 타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 그것도 작은 영향력이 아니라 언론이 큰 영향력이라면 당연히 익명성이 허용되는 데는 문제가 있다. 혹자는 익명성을 인정할 때만이 표현의 자유가 보장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스스로 책임질 수 없는 주장에 대해서도 표현의 자유가 허용되어야 한다고 보는 가?

표현의 자유는 자신의 주장이나 의견에 대해서 책임을 진다는 한계 내에서 인정되어야 한다고 본다. 누구든 타인이나 다른 기관을 비방할 수 있다. 비방을 받는 쪽은 아무런 방어 장치를 갖지 않은 상태에서 공격을 받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방어 장치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그 방어 장치라는 것이 스스로의 발언에 대해서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다. ‘미네르바’를 둘러싼 갈등을 보면서 엄청난 ‘촛불’의 후유증을 치유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배웠서야 할 교훈을 그냥 넘겨버린데 대해서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익명성은 무책임감과 동의어이다. 영향력을 발휘한다면 이에 상응하는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인터넷 실명화에 대한 필요성을 다시 강조하고 싶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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