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08년 3분기 중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전 분기보다 15조7261억원 늘어난 676조32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은행, 신용협동조합 등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잔액 637조7081억원과 신용카드사·백화점 등을 통한 외상거래인 판매신용 잔액 38조3240억원을 합한 액수다.
가계신용 잔액을 통계청의 2008년 추계 가구 수(1667만3162가구)로 나눌 경우, 가구당 부채는 약 4054만원에 이르러 처음으로 4천만원을 넘겼다.
3분기 가계 빚의 증가 규모는 전 분기(19조8336억원)보다는 줄었으나 지난해 동기(14조2031억원)보다는 여전히 많았다. 가계대출은 전 분기보다 14조8133억원, 판매신용은 9128억원 늘었다.
주가 급락으로 개인 부문의 금융자산 보유액은 2002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은이 이날 함께 발표한 ‘3분기 중 자금순환동향’에 따르면 9월말 현재 개인 금융자산 잔액은 1714조1천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22조2천억원(-1.3%) 감소했다. 개인 금융자산 보유액이 전 분기보다 줄어든 것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2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한은 경제통계국의 박승환 차장은 “예금과 보험 자산이 증가했지만 주가 하락에 따른 평가손실이 발생하면서 주식과 수익증권 보유 잔액이 많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개인 금융자산 가운데 예금 비중은 2분기 43.3%에서 3분기 45.3%로 늘어난 반면, 주식은 19.0%에서 17.4%, 수익증권은 9.4%에서 8.3%로 각각 감소했다.
개인 금융부채 잔액은 796조9천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2.1% 증가했다.
개인 부문의 금융부채 증가율은 2007년 연간 10.4%에 이르렀으나 올해 들어 3월 말 2.4%, 6월 말 3.1%, 9월말 2%대로 둔화했다. 소득과 금융자산이 감소하면서 개인들이 되도록 대출을 줄이려고 한 데다 은행들도 위험 관리 차원에서 대출을 바짝 조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