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네트워크 등 올 1조원대 운용
최근 정부는 은행권을 향해 금융위기에 따른 자금지원의 경고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제2의 IMF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자금이 시장에 돌지 않으면서 우량 건설사나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조달을 줄이고 저신용자에 대한 생활자금 대출도 대폭 축소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추이는 2008년 상반기 중 월평균 5.7조원 증가했지만 3분기 중에는 3.1조원 밖에 증가하지 못했다. 특히 10월 중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은 2.6조원에 불과했다. 경기침체로 인한 위기에 제2금융권은 더욱 심하게 요동치기 마련이며 중소기업과 저신용자에 대한 금융지원은 더욱 축소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경영환경 악화에도 대비가 잘 된 카드사, 캐피탈사, 저축은행 등은 신뢰를 바탕으로 정부정책에 부합하면서 오히려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잡고 있다.
실제로 경쟁력 있는 제2금융권 회사들은 방어적인 입장보다 공격적인 영업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경기가 좋을 때는 누구나 공격적인 영업을 할 수 있다”며 “선두기업은 위기를 사전에 대비하고 위기 때 공격적인 영업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위기에 충실히 대비하고 시장에서 대내외적으로 신뢰를 쌓아온 카드사, 캐피탈, 저축은행은 투자와 공격적 영업확대로 한차원 높은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본지는 제2금융권을 대상으로 위기일수록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성을 올리고 있는 카드사, 캐피탈, 저축은행 등을 찾아봤다. 〈 편집자주 〉
‘위기때 더욱 빛나는 제2금융권을 찾아서’란 기획을 마무리하면서 위기의 벤처캐피탈 업계에서 주목받는 회사를 찾아봤다.
벤처캐피탈 업계에서 펀딩이 어려워지고 있다. 금융위기로 인해 투자자들이 발을 빼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내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있어 규모가 큰 사모펀드로 옮겨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올해 9월말 현재 조합결성 수는 33개로 전년 동기 48개 대비 31.35%(15개)가 줄었다. 이에 따라 벤처캐피탈을 떠나는 업체들도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벤처캐피탈 업계에 창투사 수는 98곳에 달하지만 업계에서 벤처기업에 투자활동을 하고 있는 곳은 20곳 안팎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에서도 전문성을 기반으로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쌓아 적극적으로 국내외 투자활동에 나서는 곳이 있다. 한국기술투자가 바로 그곳이다. 최근 미국 및 중국 등 유전 개발에 나서는 등 위기를 기회로 삼아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 99년 업체최고 2000억 규모 구조조정 펀드 결성
한국기술투자는 벤처라는 개념조차 생소하던 1986년, 국내 최초로 밴처캐피탈 개념을 도입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후 투자 자산의 90% 이상을 벤처기업에 지속 투자함으로써, 벤처기업 발전의 진정한 파트너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기술투자는 그 동안 기술력과 시장성 있는 국내외 벤처기업들을 초기 단계부터 육성한 결과, 자화전자, 영풍제지, 경인양행 등 6개 유가증권 상장기업을 배출했으며, NHN, 다산네트웍스, 엠텍비젼, 한빛소프트 등 코스닥을 대표하는 120여개의 기업들이 등록되기까지 핵심 동력으로 역할을 했다.
또 실리콘이미지(Silicon Image), 퀵턴(QuickTurn), 파워컴퓨팅(Power Computing) 등 4개 업체를 나스닥(NASDAQ)등 해외증시에 상장시킨 바 있어 국내외적 벤처기업에 대한 높은 투자실력으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IMF의 여파로 많은 국내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던 1999년에는 구조조정과 M&A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업계 최초로 2080억원 규모의 구조조정펀드를 결성해 놀라운 수익률을 기록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후 현재까지 17개의 구조조정 조합을 통해 기아특수강, 미도파 등 대규모 딜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다.
한국기술투자 관계자는 “한국기술투자는 20년간 축적된 투자 노하우와 업계 최고의 전문인력을 바탕으로 구조조정사업과 M&A 사업으로 그 영역을 확대해 동북아 최고의 직접 투자전문회사(Private Equity Investor)로 거듭나고 있다”고 말했다.
◇ 美·中 유전 투자…빠르면 올해 성과 낼 것
한국기술투자는 위기를 기회로 미국과 중국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기술투자는 미국에 현지 법인 KTIC 에너지 아메리카를 설립해 이 회사를 통해 지난 9월 벤텀 에너지사와 텍사스주 내의 앨빈타운사이트의 유가스전 개발 사업과 관련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지난 9일에는 텍사스주 내 알타로마 광구 투자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한국기술투자 관계자는 “해외자원 개발은 투자원금 회수기간 및 수익창출이 다른 투자에 비해 빠를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자원개발 투자에 대한 전문적인 투자전략 및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동서양을 막론하고 지속적인 해외자원 개발투자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중국 유전개발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한국기술투자는 자회사인 KTIC E&P를 통해 중국 유전 합작투자 생산에 대한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 11일 시추식을 거행하고 본격적인 유전개발에 착수했다.
또한 국내에서 취약한 바이오 산업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한국기술투자는 신경기술 전문기업인 ‘머티리얼 솔루션 테크놀러지(Material Solutions Technology Co., Ltd.)’와 유전자치료제 등 바이오 신약 관련 사업을 진행중인 `㈜바이로메드` 등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삼성서울병원과 연구 성과에 대한 산업화를 위해 상호교류 및 협력, 자문에 대한 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바이오 부문 투자에 대한 전문성을 보다 강화해 나가고 있다.
◇ 올해 1조원 규모 펀드 캐피탈콜 방식 운용
한국기술투자는 업계 전체가 펀딩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자금조달을 하고 있다.
벤처투자 전문성을 인정받아 캐피탈콜 방식으로 계획에 차질 없이 투자를 실시하고 있다.
한국기술투자 관계자는 “현재 한국기술투자는 유망 벤처기업을 발굴해 직접 투자는 물론 다른 투자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추가자금 유치를 지원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기술, 마케팅, IPO, 법률, 세무, PR 및 IR 등 각 분야에 걸친 종합적인 Value-Up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기술투자는 올해 캐피탈콜 방식으로 1조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특히 해외펀드와 연계해 2010년까지 펀드 규모를 3배 이상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한국기술투자 관계자는 “현재 한중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5000억원의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라며 “올해 목표는 1조원정도로 펀드 규모를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