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업계에 따르면 HK저축은행의 매각계획을 전면수정했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지난주 일본 사금융업계 2위인 타케후지와 매각 관련된 검토를 시작했다는 전언이다.
대부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일본의 선두권 사금융 회사인 타케후지가 MBK파트너스와 협의를 통해 HK저축은행 인수작업에 들어갔다”며 “실제로 지난주에 이와 관련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이같은 매각설에 대해 HK저축은행은 대주주가 진행하는 사항에 대해 알 수 없으며 실질적으로 매각 가능성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HK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일본계 대부업체들이 국내에서 7000억원 가량을 벌어들이면서 시장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인데 일본 사금융이 국내 제도권 금융기관을 인수하는 것에 대해 승인해줄 수 없을 것”이라면서 “승인도 안날 것이 확실한 데 MBK파트너스가 매각을 추진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인수에 대해서 감독당국은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타케후지의 경우 사모펀드를 조성해 HK저축은행 인수에 나설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실제로 예금보험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예한울저축은행의 인수 우선협상자로 K3에쿼티파트너스 사모펀드를 선정한 바 있고 감독당국도 사모펀드가 인수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문제될 것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일본자금이 국내 시장에 들어온다면 외화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엔화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국내 시장에 들어오기 쉽고 아울러 저축은행의 프리미엄이 추락하고 있어 저축은행 인수에 호기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케후지의 이같은 움직임은 이미 오랜 기간 국내 시장 진입을 염두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MBK파트너스가 HK저축은행을 인수할 당시에도 관심을 가지고 접촉을 한 바 있었으며 2년전부터 국내 사금융 시장 진출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었다는 것.
B대부업체 관계자는 “일본의 대형 사금융회사들이 국내 대부업 시장의 직접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타케후지는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를 해왔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타케후지는 1966년에 설립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일본 소비자금융회사로 새롭게 재편되는 사금융 시장에서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 도쿄 신주쿠에 본사가 있으며 1500개 점포, 2625명의 직원, 자본금 304억7790만엔의 대형사로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저축은행업계에서는 일본 대형자본을 앞세운 사금융회사가 사모펀드를 통해 국내 시장진출이 이뤄진다면 그동안 어렵게 쌓아올린 저축은행의 신뢰가 추락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C저축은행 관계자는 “대부업에 오랜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일본 사금융회사가 저축은행을 인수하면 당연히 제도권 금융기관을 대부업체로 전락시키는 꼴이 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