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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탈, 메리트 없어 떠난다

고재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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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8-11-16 17:43

2006년 104개서 올 9월말 98개
규모작고·전문성 없어 펀딩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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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투자회사들이 벤처캐피탈 업계를 떠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벤처캐피탈 시장 침체와 경영환경 악화로 인해 창업투자회사들이 업계를 이탈하고 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산하 벤처투자정보센터 자료를 살펴보면 9월말 현재 창업투자회사 수가 98개로 줄어들었다. 2000년 147개에 달했던 창투사가 2004년 105개로 급격히 줄어들었지만 이후 3년간 평균 100곳 정도로 유지됐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경기상황이 악화되고 내년 자본시장통합법 도입이 가시화되면서 업체들이 벤처캐피탈 업계를 떠나고 있는 것. 실제로 창투사는 6월 100개, 7월 99개, 8월 98개로 매달 1개씩 줄어드는 추이를 나타내고 있다.

벤처캐피탈협회 김형닫기김형기사 모아보기수 이사는 “한때 150개까지 늘어났던 창투사들이 이제 100개 이하로 줄어들었다”며 “구조조정은 앞으로 더 많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같은 업체수의 감소에는 기관투자자들이 벤처캐피탈에서 빠져나가고 있는 원인이 큰 것으로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A벤처캐피탈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내 증시가 요동치고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올해 해산조합의 수익률이 기대이하로 떨어지고 있다”며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리스크가 큰 벤처캐피탈에 투자를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기관투자자의 투자가 줄어들면서 벤처캐피탈 업체들은 투자조합 설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올해 9월말 현재 조합결성 수는 33개로 전년 동기 48개 대비 31.35%(15개)가 줄었다.

벤처캐피탈협회 김형수 이사는 “예전에 설립됐던 창투사들은 펀딩이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실질적으로 투자를 하지 않은 곳이 많아 벤처캐피탈 업계의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벤처캐피탈 업계에 창투사 수는 98곳에 달하지만 업계에서 벤처기업에 투자활동을 하고 있는 곳은 40곳 이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20곳 이내가 실질적으로 전문성을 갖추고 투자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B벤처캐피탈 관계자는 “현재 업계에서는 대형화 추세로 규모를 키우고 있으며 자통법 시행으로 본격적으로 시장이 정리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부에서는 40곳 정도가 투자업무를 하고 있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곳은 20곳 안팎”이라고 말했다.

특히, 내년 자통법이 시행될 경우 대형 PEF(사모투자펀드)가 벤처캐피탈 영역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존 벤처캐피탈은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기관 투자자 또한 규모가 큰 펀드로 옮겨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C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올해 기관투자자들이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은 금융시장 침체가 주된 원인이기는 하지만 내년 자통법이 시행되면 대형 PEF로 옮겨가기 위해 벤처캐피탈에 투자규모를 줄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중소기업청에서 민간투자 활성화 방안으로 만들어진 모태펀드에 선정된 벤처캐피탈의 펀드 결성도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A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상황이 어려워 대부분의 창투사들이 모태펀드에 선정되려고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모태펀드에 선정돼도 절반 이상을 민간투자로 조합결성자금을 모아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 창투사 등록현황 >
                                                   (단위 : 억원, %)
(자료 :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벤처투자정보센터)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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