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저축은행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최고 5배까지 치솟았지만 지속적인 경기침체와 부동산PF 부실 위험에 따른 신뢰도 하락으로 저축은행의 몸값 거품이 빠지고 있다.
저축은행 매각가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던 예한울저축은행의 매각가가 기대이하로 떨어지면서 업계 전체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예금보험공사는 지난 6일 예한울저축은행의 인수 우선협상자로 K3에쿼티파트너스 PEF(사모펀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IMM PEF-현대캐피탈 컨소시엄을 예비협상대상자로 선정해 예한울저축은행은 사모펀드에 매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웅진그룹과 아주그룹, 부산저축은행과 HK저축은행 등 은행, 기업, 저축은행 등이 관심을 가졌지만 대부분 현재와 같은 시장 상황에서 매리트가 없다고 판단하고 손을 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우선협상자 선정에는 PEF만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한울저축은행의 매각가는 당초 예상됐던 600억원에 못미치는 500억원 초반대로 협상될 것으로 보여 저축은행 경영권 프리미엄의 거품은 꺼지고 있다.
예한울저축은행의 자본금이 275억원으로 2배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또한 이 가격마저도 더욱 떨어질 수도 있어 저축은행의 실질적인 매각가는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한편, 이같은 저축은행 경영권 프리미엄 하락은 감독당국의 부실저축은행 인센티브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저축은행을 인수할 경우 최대 5곳의 타 지역에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주도록한 방안이 저축은행의 매각가를 낮춰 자율 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처음 감독당국이 은행 및 대형자본을 통해 부실저축은행을 안정적으로 연착륙 시킬 계획을 했지만 금융위기가 확대되면서 은행 및 대형자본은 부실저축은행을 인수할 여력이 없어졌다”며 “이에 따라 전략적으로 업계 자체적으로 구조조정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한편, PEF의 진입이 가속화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PEF의 경우 고수익을 기대하고 투자에 나서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어 자칫 저축은행 시장 전체 신뢰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것.
수신기능을 가지고 있는 금융기관의 경우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장기간 안정적인 경영을 할 수 있어야 고객의 신뢰를 쌓을 수 있다고 업계에서는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PEF가 경영권을 가지고 있으면 단기간에 수익확보를 위해 공격적 영업성장을 이루려고 안간힘을 쓸 수밖에 없고 이는 무리한 영업확대로 부실의 규모를 키울 수밖에 없는 구조로 간다는 지적이다.
B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경우 안정적인 경영기반 확보가 우선인데 PEF의 경우 수익이 우선시 되기 때문에 안정보다는 투자지향으로 공격적 영업확대가 예상된다”며 “이는 지금과 같은 금융위기에서 부실위험을 야기시킬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감독당국은 이같은 우려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