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기자가 낯설어 했던 것은 이날 세미나에 참석했던 VIP고객들의 골프실력이었다. 부동산업체나 벤처기업, 세무회계법인 등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그들의 면면으로 봐 가끔씩 골프(라운딩)를 즐기는 애호가 정도로 생각했던 기자의 선입견을 여지없이 깨버릴 정도로 대부분 골프실력이 상당한 수준이었다. 모 대학 골프학과 교수이면서 동시에 관련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는 강연자가 강연에 앞서 ‘여러분의 실력은 어느 정도나 되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싱글’이라고 답변한 5명을 비롯해 나머지 사람들도 다 핸디캡이 최소한 18 이하인 ‘보기 플레이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우리나라 아마추어 골퍼들 대부분은 자신의 골프실력을 과장한다는 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정말 웬만한 프로선수라도 만만히 볼 수 없는 놀라운 실력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날 세미나에서 이러한 실력자들을 대상으로 강연자가 강조한 내용은 ‘드라이버샷 비거리 늘리기’와 같이 세부적이고 기술적인 부분이 결코 아니었다. 그는 “‘얼마나 드라이버샷을 멀리 보내냐’ 하는 롱게임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숏게임이나 퍼팅에도 평소 관심을 갖고 연습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하면서도 “굿샷을 많이 치려고 하는 것보다 미스샷을 줄이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게 타수를 줄이는데 더 큰 효과가 있다”고 강연시간 내내 강조했다.
최근 반토막난 펀드로 인해 손실을 본 많은 투자자들이 금융기관을 상대로 수 십억원대 집단 펀드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적지 않은 손실을 본 투자자들의 울분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굿샷(고수익)을 많이 치려는 마음에 미스샷(리스크) 관리에 소홀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주성식 기자 juhodu@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