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초 저축은행 무너지나
최근 내년 초 저축은행 위기설이 다시 끓어오르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의혹은 6월 이후 부동산PF 연체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우려와 함께 최근 주택가격 폭락으로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손실도 커질 것이란 예측에서 비롯됐다. 또한 저축은행들이 연말 유동성 자금 확보를 위해 고금리 수신에 나서고 있는데 이같은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현재 여신의 회수가 어려운 상황에서 수신자금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연말까지 9%에 가까운 고금리 정책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고금리 수신자금으로 다시 고객에게 만기 예금자금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 초래될 경우 향후 여신운용에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저축은행 업계의 체감경기는 더욱 심각해지는 상황”이라며 “일부에서는 여신을 중단하고 고금리 수신에 나설 정도로 내년 유동성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는 심각한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 지방은행은 구조조정·대형저축은행 부도설까지
실제로 지방 저축은행의 경우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5% 미만으로 떨어져 금융감독원의 적기시정조치 대상이 된 저축은행의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한 저축은행은 최근 금감원 경영 평가를 받았으며 전북 한 저축은행도 금감원 검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지방의 3~4곳의 저축은행이 금감원의 적기시정조치를 받고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전북의 한 저축은행은 M&A를 통해, 부산의 한 저축은행은 대주주 증자를 통해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수도권의 한 대형 저축은행도 유동성 경색으로 인해 흑자부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B저축은행 관계자는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저축은행들이 본격적으로 해결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보여지는 성과는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며 “실제로 수도권 한 대형저축은행은 자금이 대거 묶이면서 여신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부도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동산PF와 부동산 가격 폭락에 따른 주택담보대출의 부실도 내년 초 위기설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실제로 경기상황이 안좋아지면서 부동산PF 연체율은 6월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은 6월말 14.3%를 기록했지만 9월 말 현재 15%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부동산PF대출 규모도 크게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감독당국, 사전 대처로 문제없어
한편, 감독당국은 이같은 문제를 사전에 인식하고 있는 사항이며 충분히 대처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이같은 문제는 결코 새롭게 부각된 이야기가 아니며 감독당국에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어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아직 9월 결산 집계가 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전반적인 경기상황이 좋지 않아 부동산PF 대출의 연체율 상황도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 부실우려가 증대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의 부동산 경기 부양 정책이 나오고 있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