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일부 저축은행에서는 손실우려로 아파트담보대출을 중단하는 경우까지 나오고 있다.
한 부동산포탈에서 조사된 자료에 의하면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가장 많이 올랐던 2006년 11월과 비교한 결과 버블세븐 지역의 아파트값이 30% 이상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저축은행의 주택담보대출에 비상이 걸렸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출 비중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최근 부동산 가격 폭락으로 담보가치 하락이 염려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시장활성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시장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이는 더 이상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기보다 오히려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어서 시장에서 매매가 되지 않는다는 것.
B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장에서 급급매로 아파트가 나와도 팔리지가 않는 상황이고 가격하락의 체감효과는 크게 작용해 시장이 더욱 얼어붙고 있다”며 “상황이 이 상태로 가면 부동산 가격이 더 떨어지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저축은행의 경우 주택담보대출의 담보가치 하락의 충격은 감수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C저축은행 관계자는 “현재 주택가격 하락으로 인한 충격은 10~20% 수준이며 아직까지는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하지만 앞으로 가격이 더 하락할 경우 부실 여파가 크게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들은 신규 주택담보대출의 규모를 축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신규 수요에 대해서는 담보가치에 대한 평가를 강화하고 우량한 물건 위주로 대출을 해주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A저축은행 관계자는 “올해 아파트담보대출 가운데 10건 중 3건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을 정도로 손실률이 높아지고 있다”며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면서 부실난 아파트담보대출의 원금이 최대 20%까지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및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아파트담보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의 규모는 6월말 현재 2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2조2000억원 대비 4.5%(1000억원)가 감소했다.
한편, 현재 고금리 수신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침체와 더불어 주택담보대출의 회수가 안될 경우 흑자부도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일부에서는 지적하고 있다.
B저축은행 관계자는 “가격폭락이 20% 이상 진행됐을 경우 대출원금 회수에도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으며 언제 담보가격이 올라갈 지 전망이 어렵기 때문에 그에 따른 기회비용도 만만치 않게 들어갈 것”이라며 “현재 고금리 수신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성은 더욱 악화돼 큰 저축은행 위주로 2001년처럼 흑자부도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