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증시전망이 어두워지면서 벤처캐피탈들이 투자한 벤처기업의 IPO(기업공개)를 내년 이후로 연기한 곳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벤처캐피탈 업체들이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8월말 현재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은 29개였으며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받아 상장한 곳은 20개밖에 되지 않았다. 벤처캐피탈이 IPO 한 기업은 2006년 35개, 2007년 44개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였다.
하지만 8월까지 20개 밖에 코스닥에 IPO 되지 않았으며 IPO를 대부분 내년으로 미뤄두고 있어 올 해 실적이 저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A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올해 IPO한 물건의 대부분은 지난해 신청해 올해 초에 상장된 것”이라면서 “하반기 시장 전망이 불확실해지면서 내년으로 상장을 미루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조합의 해산기간이 다가와 어쩔 수 없이 상장한 업체들은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업계에서는 코스닥 IPO 신청은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A벤처캐피탈은 지난해 코스닥 상장신청을 15개 이상 했지만 올해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5개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B벤처캐피탈 관계자는 “펀드의 만기가 됐거나 연장이 안되는 경우 어쩔 수 없이 상장을 해야하는데 대부분 마이너스 실적을 보이고 있다”며 따라서 “올해는 자산관리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은 벤처캐피탈의 시장 사이클에도 맞물리고 있다는 업계의 분석이다. 벤처캐피탈의 경기 사이클은 5년주기로 이어진다는 것.
지난 2002년 벤처버블이 꺼지면서 2003년 큰 폭의 벤처캐피탈 업계가 침체된 바 있다. 5년이 지난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와 함께 벤처기업에 대한 자금흐름이 돌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C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시장이 전체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위기가 겹쳐 은행과 2금융권에서의 자금이 풀리지 않고 있다”며 “현재 벤처캐피탈은 시장이 나아지기를 관망하고 있지만 뚜렷한 시그널을 찾을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장환경의 악화는 새로운 펀드의 펀딩의 어려움으로 이어지면서 신규투자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8월말 현재 신규투자는 4279억원으로 전년 동기 5344억원 대비 19.9%(1065억원) 감소했다. 또한 해산조합의 금액도 저조했다. 2008년 8월말 현재 해산조합의 금액은 3626억원으로 전년 동기 6412억원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D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시장이 안좋으니까 올해 해산한 펀드의 수익률도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투자자들이 추가 출자를 꺼리고 있어 펀딩도 쉽지 않아 신규투자도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현재는 어쩔 수 없이 시장을 관망하고 있으며 자산관리하는 전략으로 보수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벤처캐피탈 업체들은 수익성 확보를 위해 상장주식에 투자를 하던지, M&A를 통해 수익확보를 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 자산관리로 경영전략을 바꾸면서 보수적으로 운용을 하고 있으며 기존 IPO에서 벗어나 여러 가지 방안으로 수익성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