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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채 발행시장 개점 휴업

고재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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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8-08-24 18:07

은행채 보다 상대적 위험 커 투자 꺼려
단기조달 편중에 스프레드 확대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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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채 시장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입니다.”

한 자산운용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최근 ‘캐피탈회사 발행 채권’(이하 캐피탈채)에 대한 시장의 수요가 최근 3주간 뚝 끊겼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2년, 3년 만기로 발행하다가, 최근에는 소화가 안 되니까 1년과 1년6개월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며 “그럼에도 지금은 쳐다보려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시장의 냉랭한 투자심리를 대변했다.

이어 “신용스프레드(credit spread)만 봐도 현재 분위기를 알 수 있다”면서 “카드사태가 진정된 이후 가장 크게 확대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신용스프레드란, 투자 위험이 서로 다른 채권에 대해 시장에서 요구하는 이자율 차이. 주로 국고채나 통안채(만기가 짧을 경우) 금리와의 격차로 표시된다.

◆ 숏텀(단기)조달 편중에 스프레드까지 확대

캐피탈회사들의 자금조달 여건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채권발행 금리는 크게 올라갔지만 이를 매입하려는 수요는 거의 없는 상태다.

이처럼 캐피탈사들이 발행하는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크게 위축되면서, 만기를 짧게 쪼개거나 신용을 보강하는 형태로 발행 물량을 시장에 소화시키려는 시도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일례로 A투자증권은 최근 3년 만기 캐피탈채를 인수한 뒤, 3개월 만기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형태로 쪼개 시장에서 소화시켰다.

이와 관련 캐피탈업계 자금담당 한 관계자는 “최근 은행채 만기가 몰리면서 은행들이 대거 채권발행에 나서면서 상대적으로 투자 위험이 큰 캐피탈채 매입을 꺼리고 있는 것 같다”며 “이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숏텀(단기)이나 만기를 짧게 쪼개는 방법 등을 동원해 채권 발행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캐피탈사들의 펀더멘털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심리가 이어지면서 신용스프레드 역시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은행채 스프레드 확대영향으로 캐피탈채 등도 지난주 200bp에 육박하는 금리차를 보였다. 전주 대비 14bp나 늘어난 수준이다.

캐피탈업계 자금담당 관계자는 "물가 우려로 채권시장이 요동치는 때는 딜링(시세차익 추구) 장세가 연출 되는데, 여기서도 여전채는 소외되는 모습"이라면서 "특히 캐피탈채가 더 심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 캐피탈채 정상적 발행은 언제쯤에…

캐피탈채의 신용스프레드 확대는 최근 수익성 악화 추세에도 불구, 캐피탈회사들이 경쟁적으로 외부차입을 늘려가며 외형 성장에 치중한 결과로 시장은 분석하고 있다.

선환종 우리투자증권 크레디트 연구원은 캐피탈사들의 회사채가 투자자로부터 소외받는 이유로 △부동산PF대출 자산의 건전성 저하 우려 △수신기능 없어 자본시장 변동성에 민감 △당국의 느슨한 규제와 부족한 관심 △캐피탈사 보유 자산의 내역 불투명 △천편일률적 사업포트폴리오 등을 꼽았다. 그는 따라서 당국은 심층적인 분석과 선제적인 판단에 따라 동일인 여신 한도와 거액 대출에 대한 규제 강화와 부동산PF에 대한 충당금 적립률 상향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캐피탈회사들은 은행의 자금조달구조변화로 자본시장의 변동성이 심화될 것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하고 투자기관의 투자판단을 돕기 위해 이슈가 되는 대출자산에 내역을 상당부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투신운용의 단두연 차장 역시 “최근 캐피탈사들의 외형이 급성장 하고 있는데, 이는 예전의 카드사처럼 연체 증가를 숨기는 효과가 있다”면서 “카드 사태와 똑같은 유동성 위기가 재연되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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