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증권은 지난 7월말 리스크관리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중 신용리스크 부문의 컨설팅 업체로 한국기업데이터(KED)를 선정했다. IBK증권은 신규로 증권업에 진출한 업체로 초기 자본금 500억원과 30명의 직원으로 구성돼 전문 투자은행을 지향하고 있다. 신용정보업계 한 관계자는 “전문 투자은행을 지향하는 증권사들이 대거 신용리스크 관리 솔루션 구축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리스크관리시스템을 개발중이거나 개발예정인 증권사는 IBK증권을 포함해 하나대투증권, 삼성증권, 현대증권, 우리투자증권, 교보증권, 동양종금증권, 한국투자증권, 굿모닝신한증권, 대우증권, 대신증권, 한화증권, 미래에셋증권, 메리츠증권, 유진투자증권 등 총 15개 업체에 달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이처럼 리스크관리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데에는 자통법 시행 등 급변하는 금융환경을 배경으로 생겨난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주요 원인으로 △기존 리스크관리 시스템의 한계직면 △리스크 중심 감독 변화 △매매수수료 비중 축소 방안 강구 △은행 계열 증권사 신BIS 규제 포함 등이 작용했다.
우선 증권회사의 업무영역이 대폭 확장되고 새로운 파생상품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기존 리스크관리 시스템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같은 변화에 발맞춰 금융감독체계도 사전적이고 효율적인 감독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RBS(Risk Based Supervision), 즉 리스크 중심 감독체계로 변화하고 있다.
또한 증권사들이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매매수수료의 비중을 낮추는 방안으로 금융상품의 판매확대와 직접투자를 통한 IB(투자은행)업무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이는 리스크관리시스템이 필수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은행권 위주로 신BIS가 도입됨에 따라 금융지주회사에 속한 증권회사는 연결기준에 의해 신BIS 자기자본규제 범위에 포함된 것도 신용리스크 솔루션 구축의 주된 이유로 꼽혔다.
증권사의 이같은 솔루션 구축에 기업신용정보회사인 KED가 각광을 받고 있다.
한국기업데이터(KED) 관계자는 “특히 올해 들어 국내 유수 증권사로서 업계 IB업무 순위에서도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현대증권과 삼성증권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부터 KED가 업계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출범초기부터 꾸준히 금융권의 각종 신용리스크 관리시스템 프로젝트를 통해 확인된 공신력과 신뢰가 올해 증권업계 프로젝트 수주에 큰 작용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KED는 신한은행, 하나은행, 수출보험공사, 신보, 기보, 중소기업진흥공단, 금융감독원 등 다양한 기관을 대상으로 리스크 조기경보 또는 신BIS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특히 신한은행의 경우 은행권 최초로 내부등급법 전부문에서 승인을 획득함으로써 KED는 높은 품질경쟁력을 확인시켜준 바 있다. 한편, 증권업계는 자산총액 1조원 이상의 대형증권회사 26개를 중심으로 올해 말 완료를 목표로 종합리스크관리 전산시스템(시장·신용·운영리스크 종합관리)을 구축하는 등 리스크관리 인프라를 완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력 측면에서도 2006년 6월말 현재 업계의 리스크관리 전담인력은 150명(전체 0.5%)에 불과했으나, 2008년 5월말 현재에는 약 300명(0.8%) 수준에 도달하여 2년 만에 거의 두 배나 증가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리스크(시장, 신용, 운영 리스크 등)관리체계의 구축은 향후 IB를 통해 창출될 새로운 금융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이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향후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