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한다는 금융위원회 방침에 변화가 없는 가운데 매매계약 시한을 열흘 앞두고 HSBC가 다시 한 번 인수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HSBC와 외환은행 노동조합은 외환은행의 행명을 비롯해 해외영업망, 상장, 고용유지 등을 내용으로 한 23개 사항에 대한 합의문을 작성해 발표했다.
이번 합의문에 담긴 내용들 중 외환은행의 행명 및 상장 유지 등 일부 주요내용에 대해선 이미 여러차례 HSBC측이 공공연히, 혹은 간접적으로 밝혀왔던 것들이다.
그런데 이번엔 계약 만료일을 일주일여 앞두고 외환은행 노조와 이를 공식 합의하고 발표한 것은 외환은행 인수에 대한 의지를 보여줌과 동시에 정부의 승인을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HSBC는 그동안 감독당국 내부에서도 의구심을 품고 있던 해외 네트워크 유지를 명시했고 더 나아가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당시 폐쇄됐던 외환은행의 미국 내 영업망도 재건하는데 합의했다.
이같은 내용들에 대해 외환은행 노동조합과 합의함으로써 HSBC는 물론이고 외환은행 경영진, 노조로 대표되는 직원들 등 당사자들이 대부분 원하고 있는 점이라는 것 또한 시사하는 셈이다. 이를 통해 감독당국을 압박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장도 여러 차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법적 불확실성 및 사법적인 절차 등을 이유로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하지 않는 감독당국의 입장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등의 발언으로 당국의 입장 변화를 촉구해왔다.
어쨋든 이번 HSBC의 합의문 발표는 외환은행 인수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내보임과 동시에 `끝까지 해보겠다`는 식의 `버티기 전략`의 일환인 것으로 금융계 일각에서는 해석하고 있다.
아울러 금융위원회 일각에서도 최근 외국인들의 `셀코리아`로 시장이 급변함에 따라 외국인 투자 확대에 대한 관심과 여론이 형성되면 HSBC로의 매각 승인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는게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