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업계의 M&A 열풍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예한울저축은행 매각을 시작으로 저축은행의 M&A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수도권에서는 예한울저축은행과 함께 푸른2저축은행, HK저축은행까지 매각에 대한 논의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B저축은행 대표는 “과거 저축은행들이 부실이 발생해야 M&A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것과는 달리 수도권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전략적으로 매각 및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며 “또한 금융업 진출을 위해 저축은행 인수를 검토하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 예한울 시작…매각물건 출현전망
예한울저축은행은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매각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예금보험공사는 지난 11일 영업정지된 전북 현대저축은행을 가교은행인 예한울저축은행에 묶어서 매각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예한울저축은행은 경북저축은행, 분당저축은행, 현대저축은행 3곳을 묶어 자산 7000억원대의 대형매물로 시장에 나온다. 예보는 이번 주부터 매각일정을 잡고 매각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예보 관계자는 “이달 초에 현대저축은행을 가교은행인 예한울저축은행에 포함시킨다는 방침이 결정돼 이번 주부터 일정을 잡고 본격적으로 매각절차를 밟을 예정”이라며 “예한울저축은행의 매각은 10월 중에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지난 6월 결산 결과 대부분의 저축은행들의 실적이 20% 정도 감소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한 지방의 소형저축은행의 경우 적자전환한 곳도 속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M&A 시장에 매물로 내놓은 곳도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최근 저축은행의 프리미엄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적정한 가격에 저축은행을 인수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 대성·웅진그룹 등 금융업 진출관심 높아
예한울저축은행은 서울 강남권역으로 분류되는 경기도 분당, 전라도, 경상도를 모두 포함하고 있어 메리트는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예한울저축은행의 매각 가격도 비슷한 자산규모를 가지고 있던 예아름저축은행의 매각가였던 1500억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저축은행의 프리미엄이 떨어지면서 900억~1000억원대를 밑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과 은행들로부터 저가매력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하나은행과 국민은행, 대성그룹과 웅진그룹에서 예한울저축은행 인수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하나은행의 경우 다른 은행과 비교해 그동안 타 금융기관 인수합병에 주춤한 면이 있어 이번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다.
또한 서민금융진출을 노리고 있는 국민은행도 자체적으로 수신기능이 가능한 저축은행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금융업으로 사업확대를 노리고 있는 대성그룹과 웅진그룹이 예한울저축은행 인수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푸른2저축은행에 이어 HK저축은행에 대한 매각설도 나오고 있다. 푸른저축은행은 경기도권 진출을 위해 푸른2저축은행을 전략적으로 매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HK저축은행도 1대 주주인 MBK파트너스 출신 서경표 행장이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2대 주주인 현대캐피탈 출신 김종학 부행장을 행장으로 앉히면서 M&A 시장에서 매각설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문 투자회사인 MBK파트너스가 HK저축은행을 올 6월 결산에서 흑자전환 할 것으로 기대감이 높고 자산규모가 업계 2위로 뛰어올라 상황이 좋을 때 매각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수도권 저축은행들이 부실이 아니더라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전략적으로 시장에 매물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난해보다 저축은행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떨어지고 있어 기업 및 시중은행에서 M&A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M&A 예상 저축은행 현황 >
(단위 : 억원)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