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은퇴를 맞이하기 시작한 단카이 세대에 대해 일본인은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단카이 세대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1947년부터 1949년 사이에 태어난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이다.
약 700만명에 이르는 인구가 이 기간에 집중적으로 태어났다고 해서 ‘뭉쳐있는 덩어리’란 뜻의 일본어인 단카이(團塊)라는 용어로 이들을 표현하고 있다는 것 또한 잘 알려진 사실이다.
당초 일본 사회는 2007년부터 시작되는 단카이 세대의 일시적 대량퇴직으로 인해 노동시장, 소비·저축시장, 부동산시장, 연금문제 등 사회·경제적으로 큰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이른바 ‘2007년 문제’에 대한 우려를 해왔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이러한 파급효과에 대해 일본 사회가 다각도로 연구하고 대비를 해온 덕분인지 우려했던 부정적인 현상은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고급 취향의 소비욕구가 충만하고 그에 걸맞는 경제적 능력을 가진 단카이 세대를 겨냥한 기업들의 경쟁으로 인해 새로운 트렌드마저 형성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들의 퇴직금을 재유치하려는 각 금융기관의 노력 또한 각별하다.
1950년생으로 미쓰이물산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다 정년퇴직한 후 JETRO에서 해외투자 어드바이저로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코다카 고문이 생각하는 단카이 세대의 문제, 즉 가장 큰 고민거리는 역시 연금과 은퇴 후 재취업에 관한 것이었다.
바로 은퇴 후에도 삶을 정상적으로 영위할 수 있을 만큼의 연금을 수령할 수 있을 것인지, 비록 퇴직은 했지만 그동안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릴 만한 일을 다시 할 수 있는지가 가장 큰 고민이라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도 지난 1955년에서 1963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베이비붐 세대로 꼽는다. 흔히 ‘58년 개띠’로 상징되는 한국의 베이비부머가 바로 이 시기에 태어난 세대인 것이다.
앞으로 3년 후인 2011년이면 55세 정년을 맞는 우리나라 베이비부머들도 지금의 일본의 단카이 세대처럼 본격적인 은퇴러시를 이루게 된다. 코다카 고문은 “한국의 베이비부머들에게 있어 가장 큰 고민거리는 역시 일본과 마찬가지로 연금과 은퇴 후 재취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비록 얼마 안 남은 기간이지만 이에 대한 문제에 보다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전부는 아니겠지만 대부분의 분야에서 그동안 이웃나라 일본에서 벌어졌던 사회적 현상은 우리나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특히 현직을 떠나 새로운 삶을 모색하고 있는 일본의 단카이 세대가 갖고 있는 고민 역시 머지않아 은퇴를 맞게 될 우리나라 ‘58년 개띠’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결코 적지 않다고 할 것이다.
주성식 기자 juhodu@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