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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세 명의 전문가가 장례식장에 간 까닭은

주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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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8-06-0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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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들었던 이야기 하나. 미국 중산층의 경우 어떤 사람이 사망하게 되면 그의 장례식에는 세 명의 전문가가 조문객으로서 찾아오는 게 일반적인 모습이라고 한다. 고인이 생존했을 당시의 법률적인 자문을 맡았던 변호사와 의료서비스를 제공했던 주치의 그리고 재정적인 부분을 담당했던 개인금융자문역(Personal Financial Advisor)이 바로 그들이다.

하지만 고인에 대한 조문 외에 이들이 장례식장을 찾는 목적은 좀 다르다. 변호사와 의사는 그동안 고인에게 제공했던 법률 및 의료서비스에 대한 금전적인 대가를 정산하기 위해 장례식장을 찾아오지만, 개인금융자문역의 방문 목적은 고인이 남겨놓은 재산을 남겨진 유족을 위해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재무설계를 해주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변호사와 의사들이 들으면 화를 낼지 모르겠지만, 사실 여부를 떠나 미국에서는 법률 및 의료서비스 못지 않게 재정적 컨설팅 서비스가 상당한 수준으로 보편화돼 있음을 강조하는 이야기 정도로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

내년으로 다가온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각 금융기관간 고유영역이 급속히 허물어지고 있는 등 국내 금융환경의 변화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자산관리시장을 둘러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PB 및 FP센터 등 기존 자산관리부문을 강화하고 있는 은행, 증권사, 보험사는 물론 GA 등 독립FP회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하기만 하다.

최근 미래에셋그룹이 부동산114를 인수하고 우리은행이 스피드뱅크에 지분출자를 하며 부동산시장 영역으로 발을 넓히고 있는 것이나 10억원 이상의 자본을 갖춘 GA에게 펀드판매를 허용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것도 자산관리시장 환경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이미 우리나라가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또한 지난 97년 IMF 사태를 거친 이후 우리나라 노동시장이 어떻게 바뀌어왔는지도 잘 알고 있다.

여기에 증가하는 사교육비 부담 등 한 사람의 생애설계에 압박을 주는 요인들은 갈수록 늘어만 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 속에서 이제는 금융소비자들의 인식도 바뀌어야 할 때가 된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예금이나 펀드 하나를 들더라도, 종신보험이나 연금보험에 가입하더라도 단순히 금융상품 하나를 구매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 생애 전반에 대한 설계에 기초해야 한다는 것이다. 언젠가는 맞이하게 될 은퇴에 대비해 노후자금을 마련하는 것이나 늘어만 가는 주택구입 및 자녀교육비 등 여타 목적성 자금 마련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이 모든 준비를 혼자서 하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주성식 기자 juhod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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