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CE(한국신용정보) CB기획실 정선동 실장은 최근 증가하고 있는 금융사기의 심각성에 대해 이같이 강조를 했다.
또 정 실장은 “허위정보라는 지뢰는 연체라는 땅 속에서 평소 전혀 표시가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하나가 터지기 시작하면 고구마 넝쿨처럼 얽힌 주변의 많은 지뢰가 연쇄적으로 그 존재를 드러내며 폭발하게 되는데, 그 존재를 우리는 흔히 간과한다”고 덧붙였다.
NICE는 최근 국내 금융권을 대상으로 허위신청방지 관련 솔루션 개발에 선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얼마전 국내 주요 대형 7개사를 대상으로 허위신청방지 솔루션인 익스페리안사의 헌터(HUNTER) 시연회를 진행했으며 프리 헌터(Pre-HUNTER)시연을 포함한 프로드 뷰로 세미나를 열어 높은 호응을 얻었다. 이같은 프로젝트에 정선동 실장이 핵심 브레인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정 실장은 “위장업체를 설립해 허위 재직증명서를 발급하고, 금융기관의 본인 명의확인이나 근무처 확인에는 대포폰 등으로 속여 대출 사고를 일으키는 것은 이미 고전이 됐다”고 말했다.
단기연체정보까지 공유하는 기존 크레딧 뷰로(Credit Bureau)를 통한 신용정보의 유통으로 최근 고도화된 대출사기를 선별해 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
정 실장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동시 다발적으로 이루어지는 대출 신청이나 앞선 사례와 같이 허위 증빙 서류들에 대한 확인은 현재 크레딧뷰로만으로는 불가능하다”며 “해외에서도 대손이라는 영역에서 상품이나 금융기관의 특성에 따라 통상 15~25% 정도는 사기에 의한 사고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또 정 실장은 “국내와 마찬가지로 설령 업무 담당자가 사례를 발견했다고 해도 내부 직원간의 입장이나 문책에 대한 두려움으로 은폐가 많아 실제 드러나는 경우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했다”며 “그래서 영국 등에서 프로드 뷰로(Fraud Bureau)란 것이 생겨나게 됐다”고 말했다.
프로드 뷰로의 프로세스를 살펴보면 금융기관은 고객들이 제출한 여신 신청서를 접수하면 프로드 뷰로로 정보를 제공하게 되며, 프로드 뷰로는 신청된 고객의 과거 신청서정보와의 대조 및 기존 수집된 허위정보를 비교 분석하여 금융기관에 회신하게 된다.
정 실장은 “이렇게 되면, 금융기관은 명의도용 등에 따른 피해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다 효율적인 심사를 통해 허위 신청자를 발견해 낼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면서 “NICE가 2005년부터 익스페리안과 제휴를 통해 3년간 프로드 뷰로의 해외 벤치마킹을 통해 얻은 점이라고 한다면 금융기관들간 허위정보의 교환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진정한 프로드 뷰로는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실장이 설명하는 프로드 뷰로는 금융기관간 교환되는 위장업체 정보나 대포폰 같은 허위정보는 기본이며, 크레딧 뷰로 등에서 수집된 위조신분증 같은 유의정보(Value Added Data), 그리고 이 많은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효율적 솔루션이 프로드 뷰로 성공의 3대 필수 요건이라는 것이다.
국내 금융기관은 대출사기방지 시스템 구축에 아직 초보적인 단계이다. 일부 대형사의 경우, 자체적으로 솔루션과 심사 룰이 있다고는 하지만 사례와 정보는 적을 수밖에 없다.
중소형 금융기관은 금융 사기와 관련한 수사당국에서 관련 자료 협조 요청만 없다면 안도의 한숨만 내쉬는 상태라는 것. 하지만 금융기관들이 대출사기 방지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방향으로 변화가 생기고 있다.
정 실장은 “얼마 전 한 상호저축은행에서는 허위신청방지팀을 별도로 구성하기 위해 NICE의 프로드 뷰로 추진팀을 따로 방문해 약 4시간 동안이나 해외 사례와 추진 경과를 탐방하고 갔을 정도로 이미 국내에서도 그 움직임이 작지 않다고 했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하락하던 연체율이 작년 말부터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최근 국가 대내외적인 실물 경제의 불확실성 증가와 금융사기의 사례를 빈번하게 볼 수 있다.
정 실장은 “금융 대란 직후 초대형 금융기관의 선구적 CEO가 연체와의 전쟁을 선포한 적이 있었다”며 “현재 살아남은 많은 금융기관의 공통점은 다행스럽게도 금융사기자가 깔아놓은 허위정보라는 지뢰밭을 상대적으로 덜 밟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또 정 실장은 “문득, 생각이 들었다”며 “이제 금융업권의 성공 CEO는 허위방지(Anti-Fraud)라는 지뢰 제거반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