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각 보험사들은 퇴직 경찰·형사 등 수사경험이 있는 인원들 중심으로 보험사기 조사인력 충원에 나서고 있지만 경찰 등의 복지·급여체계가 개선되면서 퇴직인원이 대폭 감소해 인력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각 보험사들은 보험사기 혐의건에 대한 기초 증거자료 수집 및 분석을 담당하는 보험사기 특별조사팀(SIU)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보험업계 전체 보험사기 조사인력은 약 320여명으로 대형보험사들의 경우 30~40명에 달하며 중소사들의 경우 10명 내외다. 또 일부 중소사들의 경우 보험사기 조사인력이 5명도 안되는 곳도 많다.
그러나 이들 조사인력이 전국의 보험사기 혐의건에 대해 조사를 벌여야 하기 때문에 조사인력 한명당 월평균 약 10건 이상의 보험사기 혐의건 조사가 배정되고 있다.
여기에 손보업계의 경우 매 분기마다 부재자환자 조사를 벌이는 등 업계 공동으로 진행하는 보험사기 방지 활동에도 참여해야 하기 때문에 이틀에 1건 이상의 보험사기 혐의건을 조사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보험사기 특별조사팀의 인력 부족은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생보업계의 경우 업계 전체 보험사기 조사인력이 80여명에 불과하고 이중 삼성생명이 26명, 교보생명이 25명 등 대형사들이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중소생보사들의 경우 보험사기 조사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손보사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중소손보사들의 경우 보험조사 인력이 10명 내외로 조사인력이 부족해 보상직원들이 보험사기 혐의건을 확인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각 보험사들은 수시모집 등을 통해 보험사기 조사인력을 충원하고 있으나 조사원의 특성상 일반인 보다는 경찰, 형사 등 수사경험이 있는 인력을 중심으로 충원해야 하기 때문에 인력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지난 2001년부터 정부가 경찰, 형사들의 복지 및 인금 현실화 작업을 통해 복지 및 인금이 대폭 상승하면서 퇴직하는 인원들도 줄어들고 있어 인력충원이 쉽지않은 상황이다. 대형 손보사의 SIU팀장은 “보험사기 조사인력을 충원하려고 하고 있지만 경찰 및 형사들의 퇴직인원수가 줄어들고 있어 여의치 않다”며 “특히 퇴직하는 인원의 다수가 수사비리 등의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마땅한 인물을 찾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여기에 보험사들도 퇴직한 경찰, 형사들 중 나이가 30대 후반에서 40대이면서 수사경력이 최소 10년 이상인 인물들을 선호하고 있는 점도 인력충원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보험사기 조사인력 충원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타사의 보험사기 조사원을 스카우트하려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한 보험사의 보험조사부 과장은 “최근 들어 타사의 보험사기 조사원이 회사를 옮길 계획이 없냐고 물어보는 일이 많다”며 “하지만 보험사기의 특성상 다수의 보험사에 가입하기 때문에 타사의 보험사기 조사원과 같이 공조조사를 벌이는 경우가 많아 높은 연봉을 받으며 회사를 옮기기에는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에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각 보험사별로 보험조사원을 육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현대해상 등 일부 보험사들의 경우 자체적으로 보험조사원을 육성해 활동시키고 있다”며 “수사경력이 있는 사람을 영입하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지만 선진국처럼 전문적인 조사원을 육성시키는 것이 향후 보험사기 방지 및 적발에 더 효율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ha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