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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금융인 대모 김상경 한국국제금융원장에게 듣는다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08-03-02 21:20

“여성도 인맥 네트워크 형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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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금융인 대모 김상경 한국국제금융원장에게 듣는다
여성 고위직 진출 늘어날 것…전망은 밝다

다양한 업무 배치 및 고급교육 할당제 필요

여성금융인 대모, 김상경 한국국제금융원장에게 듣는다

최근 금융권의 여성파워가 강해지고 있다. 제1금융권에서는 공채 신입사원 중 여성의 채용 비율이 절반을 넘어설 정도로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서 여성의 업무능력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하지만 중간 관리자급으로 가면 여성 비중은 20%대로 대폭 줄어든다. 또한 여전히 고위 관리자급의 여성인력은 거의 전무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이같은 성향은 여성금융인에게 한계로 다가오고 있다. 업무영역과 복지지원의 한계가 우수한 여성전문인력을 제대로 키우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여성금융인들도 이같은 현실의 한계를 느끼고 미리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과거 외국계 은행에서 고위 관리직에 올라 성공 가도를 달렸던 여성금융인이 있다. 김상경 한국국제금융연수원장〈사진〉이 바로 그 주인공. 여성금융인의 대모로 호칭되는 김 원장은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에 입사해 경력을 쌓아 아메리칸 엑스프레스 은행으로 자리를 옮겨 이사직을 역임하기도 했다. 또한 중국은행에서는 여성이 오르기 어려운 Chief Dealer에 선임된 바 있다. 이미 외국계 은행에서 여성금융인으로 성공을 맞본 김 원장을 만나 그가 말하는 여성금융인으로 성공전략을 들어봤다.


“외국계 은행이 우리나라보다 여성의 고용을 더 많이 보장한다고는 하지만 남성의 승진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빠르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에서 내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네트워크를 만들었기에 가능했다. 이제 국내 금융기관도 외국계와 같이 많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에 국내 여성금융인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하다.”

김상경 한국국제금융연수원장은 여성이 금융권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실력과 함께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여성인력 인프라 증가 향후 전망 밝다

김 원장은 여성금융인에게 책임자급 관리직으로 승진은 꿈도 꿀 수 없었던 70년대 빠른 판단으로 외국계 은행으로 눈을 돌려 임원직에 오르는 등 성공한 여성금융인으로 손꼽히는 인물. 외국계 은행 고위 관리직을 거쳐 한국외환은행 사외 이사, 경기대학교 국제대학원 외환부문 겸임교수 등을 맡은 바 있으며 현 기획재정부 연기금 투자풀 운영위원회 위원과 국가보훈처 기금운영위원회 위원 그리고 한국전력 환리스크 관리위원회 위원으로도 참여하고 있다.

현재 95년도에 설립된 한국국제금융연수원장을 맡고 있으며 여성금융인 네트워크 회장도 함께 역임하고 있다.

김 원장은 여성금융인 가운데 책임자급 이상 관리직 비율이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밝게 전망하고 있다. 김 원장은 “과거 여성직원이 결혼을 하면 사직서를 써야할 정도로 여성금융인들에게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76년 은행권 결혼각서제 페지와 IMF 이후 최근 10년간 상황은 많이 달라져 신입사원의 여성 비율이 대폭 늘어났다.”고 말했다.

◆ 승진기회 제한 등…업무·교육 할당제 필요

하지만 고용된 여성인력의 업무배치 및 재교육 기회 획득이 어려워 승진은 여전히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 원장은 “금융권의 특성상 남녀 신입사원이 은행에 입사를 하면 엄격한 업무분리가 이뤄지는데 여성직원의 경우 75%가 고객들과 대면이 잦은 창구 업무위주로 이뤄지고 남성의 75%는 프로젝트파이낸싱, 외환, 서무, 총무, 리스크관리, 연체관리 등의 후선업무를 맡게 되기 때문에 관리자급으로 가면 갈수록 다양한 업무를 접할 수 있는 남성의 승진율이 더 높은 것”이라면서 “또한 여성인력이 창구업무를 한다고 해도 고급연수 과정 등 재교육을 받을 기회가 제공된다면 자기개발을 통해 능력을 향상 시킬 수가 있지만 이것 마저도 남성들 위주로 편성돼 있다”고 말했다. 또 김 원장은 “실제로 연수원을 찾는 연수원생들은 남성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교육도 국제금융·IB 부문쪽에 남성인력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업무 배치와 고급 연수의 여성비율 할당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 원장은 “여성이 창구업무에 전면 배치되다보니까 6개월 이상 고급 연수과정에 참석하기가 어려워진다”면서 “따라서 금융기관은 창구업무 등에서 여성인력의 비율을 낮추고 6개월 이상 고급 연수 과정에 반드시 참여할 수 있도록 할당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원장은 “업무 배치에 있어서 창구 영업분야만이 아니라 전략기획리스크 재무 등을 세우는 본부부서 등에 인력배치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 지역별 금융권 공동 육아풀 지원도 필수

한편, 김 원장은 여성이 결혼 후 육아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있도록 금융기관의 추가적인 배려 필요성도 강조했다. 특히, 금융권 공동으로 지역별로 보육시설을 제공하는 등 지역별 공동 보육시설 풀(Pool)이 효율적이라는 것.

김 원장은 “과거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가사와 육아 등의 업무가 여성들에게 주어지기 때문에 30대에 고민을 많이 하면서 퇴직하는 여성인력이 존재하고 있다”며 “따라서 육아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있도록 지역별로 금융권 공동으로 육아가 가능한 보육시설 풀을 구성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여성인력들은 이같은 한계로 인해 사전에 승진 및 자기계발을 사전에 포기하지 말고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현재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다면 여성들도 10년 안에 여성 CEO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끈질김과 자신감 행동력이 성공으로 이끈다

김 원장은 국내 최초의 여성 외환딜러로 이름을 올린 인물. 그가 치프딜러로 오랜 기간 금융권에서 버틸 수 있었고 협회교육기관이 아닌 사립교육기관으로 성공적으로 한국국제금융연수원을 이끌 수 있었던 배경은 끈질긴 뚝심이었다. 특히 누구보다 앞에 설 수 있었던 것은 자신감과 공격적으로 일을 추진하는 행동력이 뒷받침해줘 가능했다고 회고한다.

김 원장은 “많은 지도자들은 실제로 자신이 아는 것보다 훨씬 더 확신에 차 있는 행동을 한다”며 “남성들도 하기 힘든 딜링룸을 이끌어 나가면서 언제나 자신감에 차있고 목표를 제대로 알고 있다는 것을 부하직원들에게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 인맥 네트워크 구축과 관리는 고위관리직에 필수요소

김 원장은 중간 관리자급에서 한단계 더 뛰어올라 갈려면 인맥 네트워크는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여성이 사회에서 남성들과 경쟁하면서 가장 큰 벽으로 느끼는 것은 네트워크를 통해 형성되는 정보의 부족이라는 것.

김 원장은 “금융권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직장은 갖가지 이유를 가지고 인맥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 본질보다는 주도권이 우선하는 직장이 아직 많다”면서 “특히 고위 관리직으로 올라가면 갈수록 여성에게 부족한 인맥 네트워크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대부분의 여성들이 일만 열심히 하면 성공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여성들이 위로 올라가면서 좌절하는 것이 평소 네트워크를 쌓지 못해 소위 인맥이 없는 탓”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인맥관리의 중요성을 일찍 파악하고 철저한 관리를 통해 자신만의 인맥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김 원장은 “처음 만나는 사람의 경우 그 사람에 대한 정보를 미리 파악해 주변 사람들까지도 인연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의 인맥관리는 세부적이며 체계적이다. 1년에 한 번씩 연하장을 보내줄 사람과 평소에 자주 보긴 어렵지만 인연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할 사람, 한 달에 한 번 정도 전화로 통화를 할 사람, 당장 만나 할 일은 없지만 좀 더 가깝게 지내고 싶은 사람, 자주 얼굴을 보며 생각을 공유할 사람 등으로 분류해 철저한 관리를 한다.

김 원장은 “인연을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해서는 누구나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관계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원장은 금융은 어떤 서비스업보다 꼼꼼하면서도 섬세한, 질 좋은 서비스가 요구되는 분야로 남성보다 여성에게 아주 잘 맞는 분야라는 것이다.

김 원장은 “최근 모 은행의 인사담당자가 이제 금융기관에도 남성할당제를 하지 않으면 남성들이 취업하기 힘들어졌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것을 들을 정도”라고 말했다. 여성금융인의 양적 성장은 나날이 커지고 있지만 질적 성장은 상당히 더디다. 질적 성장을 위해 그는 여성금융인네트워크를 만들고 지난해 5월 재정경제부로부터 ‘사단법인 여성금융인네트워크’로 인가를 받아 회장직을 맡고 있다.

김 원장은 “여성금융인들이 전문성이 요구되는 기업금융이나 IB상품분야 등 전문교육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을 올해부터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경 원장 프로필]

학 력

- 성균관대학교 문과대학 사학과 졸업

-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국제경제 전공(MBA)

-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세계경제최고전략과정 수료



주요 경력

- 스탠다드 차타드 은행

- 아메리칸 엑스프레스 은행 외환딜러 및 이사

- 중국은행 자금부 Chief Dealer

- 전) 한국외환은행 사외이사

- 현)한국국제금융연수원 대표이사

- 현)여성금융인 네트워크 회장

- 현)기획재정부 연기금 투자풀 운영위원

- 현)국가보훈처 기금운용위원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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