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저축은행의 총 수신이 50조4045억원(잠정치)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 12월에 높은 증가율을 나타내 저축은행 역사상 처음으로 수신 50조원을 돌파했다.
저축은행중앙회가 잠정 집계한 2007년 12월말 여수신 자료에 따르면 총 수신이 50조404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44조5126억원 대비 13.2%(5조8919억원) 증가했다.
저축은행의 수신 50조원 달성은 1991년 10조원 돌파이후 16년만에 이룬 성과다. 1994년 20조원을 넘어섰고 IMF와 신용대란을 겪으면서 수신은 10년간 20조원을 넘어서지 못했다. 2000년에는 오히려 18조8028억원을 기록하면서 다시 10조원대로 추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4년 32조6409억원으로 30조원대에 진입했으며 부동산 PF대출 등 저축은행의 대형화를 견인한 틈새상품을 개발해 2년만인 2006년에 44조5126억원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또한 저축은행들의 이미지 제고 노력과 지역밀착 경영으로 올해 처음으로 수신 50조원을 돌파하게 된 것.
A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수신이 처음으로 50조원을 넘어선 것은 과거와 달리 이미지 제고가 이뤄져 고객들이 많이 찾는다는 것을 말한다”면서 “또한 저축은행들도 대형사들의 출현으로 그만큼 수신금액을 소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춰가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수신 증가세는 전반적으로 주춤하는 듯 보였지만 하반기 상황이 달라졌다. 올 4월까지 46조6687억원으로 꾸준하게 늘어났던 수신금액은 주식시장 상황이 좋아지면서 자금이 빠지기 시작했다. 5월부터 7월까지 수신액은 감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하반기 저축은행들은 고금리 정책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수신 증가세는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증시 변동성 위험이 커지고 저축은행들은 8년만에 처음으로 7%대 고금리 정기예금을 경쟁적으로 내놓으면서 한달동안 수신이 1조5449억원으로 크게 증가해 사상 처음으로 50조원 달성에 큰 몫을 했다.
B저축은행 관계자는 “주식시장이 좋아 빠져나간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대형저축은행들 중심으로 수신 확대 경쟁이 치열해지자 예금금리는 최고 7.2%까지 올라가기도 했다”면서 “하반기 증시가 오르락 내리락 하는 등 변동성이 커지면서 고객들이 더욱 저축은행에 몰려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저축은행의 수신 증가는 대형저축은행 중심으로 이뤄졌으며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자산 1조원 이상 저축은행의 수신은 지난해 11월말 기준 23조4930억원으로 지난해 1월말 21조3005억원 대비 2조1925억원 증가했다. 반면 자산 3000억원 이하 소형저축은행의 수신은 지난해 11월말 기준 11조7258억원으로 지난해 1월말 12조3501억원 대비 6243억원 감소했다.
C저축은행 관계자는 “대형저축은행들이 고금리 정기예금으로 수신을 확대했지만 중대형사 위주로 쏠림현상이 나타났다”면서 “자금사정이 좋지 않는 중소형 저축은행들은 수신이 더욱 줄어들고 있어 2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