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대형저축은행들은 개별적인 특성에 맞춰 전산망을 자체적으로 구축해 특화된 여수신 상품 개발을 하는 등 차별화된 마케팅을 펼쳐왔다. 이같은 이유로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운용하는 통합전산망 가입에 대한 필요성을 못 느낀 상황. 하지만 최근 자기앞수표 및 체크카드 발행이 중앙회 전산망을 통해 이뤄지자 별도로 전산망을 운용했을 경우 만만치 않은 비용의 소요가 예상되고 또한 금융감독당국의 독려 등으로 중앙회 통합전산망 가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형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최근 저축은행의 업무범위가 확대되고 감독당국도 중앙회 중심으로 시스템 통합을 독려하고 있어 전산망을 개별적으로 구축한 대형저축은행의 경우 내년도 통합전산망이 운용되는 상황을 봐서 가입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형사는 십수억원을 들여 자체적으로 전산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비용을 들여 체크카드 및 자기앞수표 발행을 위해 개별적으로 전산망을 구축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 대형사 전산망 추가 구축 비용 부담
자기앞수표의 경우 기존 전산망에 연계해서 발행 및 사후 관리를 하면 되지만 체크카드의 경우 카드발급 등에 따른 제반 비용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전산 시스템을 구축한 저축은행이 체크카드 발급을 위해 또 개별적으로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다”면서 “이미 구축한 전산 시스템을 별도로 운영을 하고 장기적으로는 통합을 생각하고 있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중앙회 통합전산망에 가입한 저축은행은 현재 66곳으로 올 10월 경북 구미저축은행, 이달 3일 경북 삼일저축은행이 추가로 가입했다. 또한 이달 말까지 부산 화승, 경북 오성, 경북 예한울저축은행이 추가로 가입할 예정이어서 올해만 5곳이 늘어난다. 또한 내년 체크카드와 자기앞수표 발행이 이뤄지는 상반기에만 부산 파라다이스, 전남 상업, 충남 한주, 서울 신민저축은행 등 4곳이 가입할 예정이다.
중앙회 관계자는 “올해 및 내년 상반기까지 정부의 독려 등으로 통합전산망 가입 회원사는 9곳이 되고 전체 73곳으로 늘어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 4월 새롭게 구축한 통합전산망인 IFIS(통합금융정보시스템)을 기반으로 내년 2월 체크카드, 3월 자기앞수표 발행에 따라 전산업무를 보강해 빠르고 안전한 결제서비스가 가능하게 업무를 강화할 계획이다.
◆ 체크카드와 자기앞수표 발급에 따라 결정
체크카드는 내년 2월 초 발행을 목표로 전산개발과 실무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체크카드 발행으로 요구불예금 유치 활성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저축은행중앙회는 부가서비스 개발과 공동마케팅을 통해 수신 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20~30대 고객은 물론 주요 고객층인 50~60대 고객을 대상으로 한 체크카드 발급으로 잠자던 보통예금의 활성화를 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또한 내년 3월 자기앞수표 발행으로 저축은행의 신뢰도 제고와 수익성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대형저축은행은 추가로 확대되는 체크카드 및 자기앞수표 업무활성화에 따라 통합전산망에 가입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B저축은행 관계자는 “통합전산망에 가입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내년 자기앞수표와 체크카드가 발행된 후 성과여부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 중앙회 통합전산망 IFIS 구축으로 강화
저축은행중앙회 통합전산망은 1999년 중소형 저축은행의 CD, 타행환, CMS, 지로업무 등의 수행을 돕기 위해 구축을 시작했다. 하지만 통합전산망은 차별화된 마케팅을 펼치기에는 부족한 부분과 초기 열악한 시스템으로 대형저축은행의 경우 많은 비용을 들여 개별적으로 전산망을 구축하게 됐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중앙회는 저축은행 전체 통합전산망 구축으로 대내외 신뢰성 제고를 꾀하기 위해 1년 6개월의 개발과정을 거쳐 차세대 통합금융정보시스템(IFIS)를 올 4월에 새롭게 구축했다.
이에 따라 통합된 저축은행의 경우 ▲맞춤형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 마련 ▲리스크 관리 및 고객별 심사와 연체관리 기능 강화 ▲일일결산체계로 신속한 경영전략 수립 ▲24시간 365일 체제 기반 마련 등의 효과를 보게 된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중앙회의 통합전산망은 그동안 대형저축은행이 독자적으로 구축한 전산망에 비해 기능이 떨어졌던 것은 사실이지만 올해 차세대 통합전산망 구축으로 시스템은 시중은행 수준으로 강화됐다”면서 “금융감독원과 한국정보보호진흥원 등 대외기관으로부터 인증을 받은 전산 시스템으로 높게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별 저축은행의 입맛에 맞는 특화시스템 개발이 미약하다는 문제점은 여전히 지적되고 있다.
C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스템이 열악했던 것이 문제가 되긴 했지만 더 중요한 것은 개별 저축은행 상황에 맞는 특화 시스템 개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이라면서 “물론 이중으로 시스템을 운용하면 되지만 운용비용도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앙회 관계자는 “시스템이 개선되면서 특화 부분도 지원할 수 있도록 개선됐다”면서 “하지만 통합전산망은 공동으로 구축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개별 특화시스템 지원에는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