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주춤했던 벤처캐피탈 투자가 IT투자 증가로 활기를 띄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연말 대선 기대감과 IT관련주들이 다시 주목을 받으면서 IT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벤처투자정보센터 자료에 따르면 올 3월까지 신규투자실적 가운데 IT부문 투자비중이 29.4%로 대폭 하락했고 반면 일반제조업이 34.1%로 대폭 상승한 추이를 나타내 IT부문 추락을 예고했었다.
하지만 9월까지 신규투자실적을 분석해본 결과 IT부문의 비중이 35.2%로 다시 증가했다. 일반제조업은 29.8%로 소폭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IT 다시 살아난다” 기대감 증폭
한국벤처캐피탈협회 김형닫기김형기사 모아보기수 이사는 “올 초 신규투자실적 하락은 지난해 코스닥이 바닥을 치면서 악화된 영향이 컸으며 또한 IT 투자 메리트가 떨어져 전체 투자실적도 감소했다”면서 “하지만 벤처캐피탈 대표 투자부문인 IT가 살아나면서 연말 투자실적도 살아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IT투자 비중이 증가하면서 신규투자실적도 증가세를 타고 있다. 올 9월까지 신규투자는 742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5522억원 대비 34.3%(1898억원) 증가했으며 지난해 전체 신규투자 규모인 7333억원을 훌쩍 뛰어 넘어섰다. 특히, 올초 IT약세로 인해 177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1920억원보다 7.5%(145억원) 감소한 것을 비교해봤을 때 연말 증가세는 더욱 큰 폭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 9월까지 투자잔액도 2조3825억원으로 최근 3년 사이 가장 많은 수치를 나타냈다. 2005년 투자잔액은 2조2675억원, 2006년 투자잔액은 2조1957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IT주가 바닥을 칠 정도로 떨어진 상황이어서 이제 반등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면서 “이에 따라 벤처캐피탈 업계들이 내년 상반기까지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 제조업·교육 투자도 5년내 가장 큰 폭 증가
제조업과 서비스 및 교육 부문 투자도 증가세를 나타냈다.
올 9월까지 제조업 부문 신규투자는 2212억원으로 전년 동기 847억원 대비 1365억원이 늘어나 2.5배이상 증가했다. 또한 최근 5년 사이 2배 규모의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IT가 주춤하하자 조선 및 철강 등 제조업 등이 각광을 받으면서 제조업 성장세를 이끌었다”며 “당분간 제조업 투자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서비스 및 교육에 대한 신규투자 증가세가 눈에 띄었다. 올 9월까지 서비스 및 교육 부문에 대한 신규투자는 579억원으로 전체 7420억원 가운데 7.8%의 비중을 차지했지만 평균 200억원대 후반 투자 지수를 나타내던 부문이 500억원대 후반대를 나타내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서비스 및 교육 부문 투자는 2003년 288억원, 2004년 157억원, 2005년 253억원, 2006년 388억원으로 최근 5년 사이 가장 많은 투자가 이뤄졌다.
업계 관계자는 “사교육에 대한 투자 증가와 교육주가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올 9월까지 엔터테인먼트 984억원(13.2%), 생명공학 446억원(6.0%), 유통 323억원(4.3%), 기타 264억원(3.5%)을 기록했다.
◆ 초기와 개별 업체 투자 규모도 증가
1~3년 이하 초기 투자도 전체 투자 가운데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9월까지 1년 이상 3년 이하 기업에 투자는 2609억원으로 2004년 1736억원, 2005년 1972억원, 2006년 2224억원 가운데 가장 많은 투자가 이뤄졌다. 초기기업 투자는 전체 투자 가운데 35.1%의 비중을 차지했다. 4년 이상 7년 이하 기업에 투자는 3054억원으로 41.1%의 비중을 나타냈으며 7년초과 기업에 투자는 1757억원으로 23.6%를 기록했다.
한편, 개별 업체에 대한 투자규모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 630개 업체에 6306억원을 투자해 업체 1곳당 평균 10억원의 신규투자가 이뤄졌지만 올해 9월말 현재 452개 업체에 7420억원의 신규투자가 이뤄져 업체 1곳당 평균 16.4억원으로 투자규모도 증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문어발식 투자가 아니라 업체에 대한 선별력을 높여 투자 업체수는 줄이고 대신 투자 규모는 확대해 이익을 최대한 살리고 있는 것”이라면서 “점차 시장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향후 개별 투자규모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