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증시가 활황을 맞자 올해 초부터 저축은행들이 부동산 PF 대출의 대안으로 대거 주식 투자에 뛰어들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의 수익 비중 가운데 최대 40%대까지 유가증권 부문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에 마땅한 수입원이 없어서 최근 유가증권에 많이 투자를 하고 있다”면서 “저축은행 대출로 발생하는 예대마진 보다 유가증권 투자가 많은 수익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수익원 확보 차원 주식투자 활기
저축은행이 유가증권에 투자할 수 있는 있는 한도는 주식의 경우 자기자본의 40% 내에 가능하다.
따라서 저축은행들은 개별 규모에 맞게 투자를 확대했다. 작게는 20억원에서 많게는 200억원 규모까지 투자가 이뤄졌다. 이에 따라 순이익은 100억원에서 200억원 안팎으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들이 과거 유가증권 투자에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지만 최근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이유는 자산 규모가 커진 반면 줄어들 것을 예상되는 수익원 확보 차원인 것으로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B저축은행 관계자는 “과거에는 유가증권 투자를 생각하지도 않았지만 부동산 PF 규제로 인해 줄어드는 수익원 확보 차원으로 주식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는 것”이라면서 “유가증권 투자로 수익이 최근 3~4개월 사이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저축은행들의 단기 매매증권의 개수 변화 추이가 올해 초부터 증가세를 보여왔다.
저축은행중앙회 자료에 따르면 올 1월 단기 매매증권이 1조4786억원에서 3월 1조7889억원으로 늘어났고 5월에 2조1466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8월말 현재 2조591억원으로 2조원대 거래량을 유지하고 있다.
C저축은행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주식거래는 꾸준한 증가세를 탔으며 2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충분히 여력이 있다고 생각하고 지속적으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주식 큰폭 하락… 보수적 운용 필수
한편, 저축은행들이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주식투자에 뛰어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저축은행 관련 전문가는 “얼마 전까지 증시가 좋아 많은 저축은행들이 대거 주식에 뛰어들어 수익을 봤지만 장기적으로는 예대마진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저축은행의 기본은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이기 때문에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금과 같이 변동성이 큰 증시상황에서 투자를 늘린다면 부실 위험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증권시장은 변동성이 커지면서 2000포인트를 넘어섰던 시장이 하루만에 1900선으로 빠지는 등 큰 폭의 하락해 불안한 장세를 보였다.
D저축은행 관계자는 “이제는 저축은행들이 리스크에 대한 부문을 생각해야 할 때가 됐다”면서 “현재 주식시장에서 대거 물량을 빼고 있으며 변동성이 큰 주식시장으로 뛰어드는 것은 조심스럽게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규모가 커진 저축은행들이 대선 이후 시장을 보고 뛰어들고 있지만 이럴수록 자금을 보수적으로 운용해야한다”고 말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