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저축은행은 이같은 시스템을 도입하고 유지하는데는 비용적으로 부담이 되기 때문에 꺼려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최근 동부저축은행은 신용대출을 재개하면서 CSS시스템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특히, 리스크 관리 전문가를 적극 영입해 시작부터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치고 있어 업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신용대출은 2003년 대거 부실로 이어져 저축은행들이 크게 손실을 입어 축소하고 있는 분야. 최근 정부의 독려로 신용대출을 확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크게 확장하기에는 무리가 따르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동부저축은행의 신용대출 확대는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동부저축은행의 전략적인 부서를 이끌고 있는 사람은 소비자금융팀 김재홍 팀장. 상당히 보수적인 경영을 하고 있다고 평을 받는 동부저축은행에서 철저한 준비를 거쳐 안정적인 신용대출을 이끌고 있다.
김재홍 팀장은 “여신에 있어 은행과 저축은행의 다른 점은 시스템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사실 제2금융으로 오는 고객들의 리스크는 은행보다 크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 시스템이 더욱 잘 갖춰져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금융권에서 잘 알려진 리스크 관리 전문가. 서울신용평가정보에서 기업의 리스크 관련 모델개발, 국민은행에서 CRM 모델 개발, 컨설팅 펌인 베어링포인트에서 농협중앙회의 바젤Ⅱ 모델개발 등 금융권에서 리스크 관련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뤄낸 이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김 팀장은 동부저축은행에 지난해 7월에 입사해 소비자금융과 관련된 상품개발, 시스템, 조직정비, 마케팅 등의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신용평가 기관인 한국신용평가와 함께 CSS 구축 프로젝트를 시작해 올 6월에 본격적인 구축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신용대출에 시동을 걸었다.
김 팀장은 “CSS 구축을 초기에 해야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일정기간 테스트 기간이 필요하며 어느 정도 정확한 데이터를 뽑아내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라면서 “이번에 구축한 CSS 시스템은 2~3개월전부터 동부계열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해오고 있었으며 현재는 이들을 대상으로 대출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한 김 팀장은 자체적으로 기업을 평가할 수 있는 CRS(Credit Rating System)를 지난 11일 오픈하기도 해 기업 대출 건수가 발생했을 때 어느 지점에서나 그 기업의 신용도를 파악할 수 있게 됐다.
김 팀장은 동부저축은행은 당장의 이익을 쫓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많은 비용을 들여 시스템을 개발했다면 당연히 빠른 시일 안에 수익을 내야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동부저축은행은 안정적인 기반을 닦기 위해 지속적인 검증작업을 거쳐 나간다는 방침이다. CSS를 이용한 신용대출은 상품개발 방향을 지켜 안정적인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우선 10월과 11월에는 동부그룹 계열사 직원대출을 시작으로 12월까지 우량 고객군으로 확대한다. 내년부터는 일반 직장인, 자영업자 및 주부 학생으로 대상을 넓힐 예정이다.
김 팀장은 “처음 작업을 할 때 가장 우선시 됐던 것은 제대로 된 평가시스템을 만들자였고 그 다음이 이익에 연연하지 말고 상품개발 방향을 지켜나가는 것이었다”면서 “그래야만 오류를 줄여갈 수 있으며 과거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김 팀장은 “남들은 보수적이라고 하지만 신용평가에 있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면 사실은 이것이 정도(正道)이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CSS 시스템을 통해 첫 대출이 발생할 때 다른 사람이 느낄 수 없는 보람을 맛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 팀장은 “1년 동안 열심히 준비해서 리스크 관리 시스템으로 첫 대출이 발생해 결제를 하는 순간에 그 누구도 맛볼 수 없는 큰 보람을 느꼈다”면서 “앞으로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튜닝작업을 통해 완벽에 가까운 시스템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