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4분기 중소기업의 신용위험도가 3년만에 가장 나쁜 수준으로 크게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이 국내 16개 은행의 여신업무 책임자를 대상으로 조사해 8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이 매긴 중소기업 신용위험지수는 지난 3분기 16에서 4분기 28로 껑충 뛰었다.
지난 2분기중 6을 기록했던 지수는 앞서 3분기 들어 세배 가까이 급등한데 이어 추가로 오른 것으로, 4분기 지수는 지난 2004년 4분기 이후 최고치다.
신용위험지수가 0보다 높으면 신용위험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그렇지 않다는 응답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중소기업의 수익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중소 건설업체들의 부도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조짐 등이 겹쳤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가계 신용위험지수도 19로 전분기 16에 비해 상승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과 가계, 대기업을 모두 합친 종합 신용위험지수는 22로 이 역시 지난 2004년 4분기 32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다만, 은행들은 바짝 조였던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경계감을 4분기에는 늦추겠다고 답했다.
국내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태도지수는 4분기 3으로 전분기 -13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대출태도지수가 0 이상이면 대출기준이나 조건을 현재보다 완화하겠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는 뜻이다.
한은 관계자는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낮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며 "은행들이 적정 자기자본이익률을 유지하기 위해 리스크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것으로 보여 대출태도는 중립 수준으로 돌아설 전망"이라고 말했다.
가계대출에 대해서는 4분기 주택담보대출 고삐를 더 죄는 대신 가계 일반대출에 대해서는 완화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가계주택 대출태도지수는 -6으로 전분기 -3에 비해 하락한 반면 가계일반의 경우 3에서 9로 세배 뛰었다.
한은은 "부동산 가격이 하향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규제도 여전해 주택자금 대출 기준은 계속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시장점유율과 수익성면에서 우량고객 중심으로 가계 일반대출을 확대하는 전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