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O 등 다른 구조화채권 부진..`완쾌` 속단은 금물
뉴욕 증시와 기업어음(CP) 시장 등 미국 금융시장이 신용위기의 충격에서 속속 벗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의 핵심 당사자 격인 구조화채권 시장에서도 회복 소식이 추가됐다.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조화채권 가운데 하나인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 Collateralized Loan Obligation)의 신규 발행 규모가 9월들어 신용위기 이전 수준을 되찾았다고 보도했다.
도이체 방크에 따르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최악으로 치달은 지난 7월 올해 최저인 33억달러에 그쳤던 신규 CLO 발행 규모는 8월들어 64억달러로 진정 기미를 보인 데 이어 9월에는 78억달러까지 늘어났다.
월간 신규 발행 규모가 안정을 되찾으면서 누적 발행액수는 오히려 늘었다. 올해 9월30일까지 발행된 CLO는 총 605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증가했다.
도이체 방크는 "시장 상황이 점차 개선되면서 회사채 시장에 조심스럽지만 긍정적인 분위기가 우세해졌다"고 분석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도 고수익 채권 가격이 랠리를 거듭하는 등 최근 몇 주 동안 호재가 이어지면서 발행자들이 신규 차환발행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들어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CLO 트랜치(tranch)가 6개에 불과할 정도로 상품 가치가 크게 떨어지지 않은 점도 회복에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CLO 발행이 예전 수준을 되찾으면서 신용위기로 사실상 동결됐던 회사채 시장에도 숨통이 틔였다. 지난달에는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콜버스 크라비스 로버츠(KKR)가 퍼스트 데이터 인수를 위해 발행한 130억달러의 채권 가운데 95억달러분이 매각에 성공하기도 했다.
신용우려로 투자자를 찾지 못하고 있던 차입매수(LBO)용 채권 3000억달러에 일부이나마 투자자가 관심을 보인 것이다.
그러나 CLO 시장의 회복을 구조화채권 시장 전체가 안정된 것으로 확대 해석해서는 곤란하다고 WSJ는 충고했다.
또다른 구조화채권인 부채담보부증권(CDO)의 경우 2분기 540억달러에 달했던 발행 규모가 3분기 160억달러로 줄어드는 등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