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은캐피탈은 직원들이 평가한 상사가 임원직에 선출돼 업계에서 이슈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경영전략본부 정황식 상무. 기은캐피탈은 직원들이 영업능력과 관리능력을 고루 평가해 가장 우수한 부장급 인사를 임원직에 선임하는 다면적평가 시스템을 처음 도입했다. 다면적평가에서 가장 높은 평점을 받은 정황식 상무는 최종 임원들만 참석한 선임위원회에서도 만장일치라는 결과로 경영전략본부장에 올랐다.
정황식 상무는 대륜고등학교와 단국대학교 상경대를 졸업하고 1982년 기업은행에 입행해 기업분석 및 여신심사 등 기획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1992년 기은캐피탈의 전신인 기은할부금융 창업멤버로 자리를 옮겨 부산지점장, 무교지점장, 여의도지점장 및 관리부장, 팩토링금융부장 등을 역임한 야전사령관으로 특히 팩토링 부문에서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정 상무는 이같은 실력으로 지난 8월 다면적평가 시스템을 통해 전격적으로 경영전략본부장에 선임됐다.
정 상무는 “기은캐피탈이 처음 시작할 때 함께했던 창업멤버이면서 직원들이 직접 평가해 오른 자리이기 때문에 앞으로 직원들이 마음 놓고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은캐피탈은 김용우 사장이 취임하면서 급성장세를 타고 있다. 이같은 급성장세를 이룰 수 있는 기반을 닦아놓은 정황식 상무가 높게 평가된 것. 최근 업무영역의 다변화로 수익원 확대에 주력해 비중이 다소 줄어들었지만 과거 80~90% 이상을 차지했던 팩토링 영업을 정황식 상무가 이끌었다. 특히, 기은캐피탈은 96년에 생겨난 31개 할부금융사가 대기업 부도로 대부분 넘어졌을 당시 98년에 소액분산채권 팩토링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로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이때 대부분 할부금융사가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주는 어음만을 취급했지만 기은캐피탈은 반대로 대기업이 중소기업으로부터 받은 어음을 취급했다. 당시 대기업이 무너져도 중소기업으로부터 보전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수익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업계 처음으로 도입된 소액분산채권 팩토링은 정황식 상무가 제안했으며 이후 업계 전체적으로 소액분산채권 팩토링은 확산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정 상무는 “지금까지 수십조에 달하는 어음을 운용했는데 대손이 1억원 밖에 나지 않을 정도로 거의 무대손에 가깝게 운용해왔다”면서 “상당히 안정적으로 팩토링을 운용해 기은캐피탈의 지금의 성장기반을 마련했다는데서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정 상무가 말하는 팩토링 노하우는 2가지가 있다. 신용도 높은 곳을 찾거나 대손이 발생하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특히 정 상무는 대손이 발생하지 않게끔 분산을 시켜 수익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시스템을 잘 만든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정 상무는 “신용도가 높은 곳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며 팩토링을 잘하기 위해서는 대손이 발생하지 않게 채권 분산이 잘 됐는지 안됐는지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기은캐피탈은 팩토링, 기업대출과 투자부문 수익안정화를 위해 M&A 부문을 확대하고 할부리스업무 및 주택담보대출 등 소매금융의 영업조직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정 상무는 “지금까지 다각화를 해왔던 업무영역에서 선두권을 유지하면서 다소 뒤쳐져 있던 할부 및 리스 부분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해 경쟁력을 키울 계획”이라면서 “각 부문이 경쟁력을 갖게 되면 금융부분에서 500억원까지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은캐피탈은 최근 몇 년새 급성장을 해오면서 규모를 키워왔다. 앞으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수익원의 다변화와 안정적 수익구조를 가져가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내년 상반기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 경영전략본부장 자리에 오른 정 상무의 역할에 비중이 높게 실리고 있다.
정 상무는 “김용우 사장이 취임하면서 기은캐피탈은 급성장해오고 있으며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갖춰야하는 시기”라면서 “이 같은 상황에서 경영본부장의 역할은 CEO가 총괄적인 기능을 할 수 있게 보좌하며 직원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 상무는 “직장생활에서 중요한 것은 일을 통해 보람을 느끼는 것, 그에 따른 충분한 보수를 받는 것과 그 성과로 승진을 하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일을 통해 보람을 느낄 만큼 열심히 노력한다면 나머지는 저절로 따라올 것이기 때문에 경영본부장으로서 일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