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통합 3기를 이끌 그의 앞날은 순탄치만은 않다. 그동안 은행의 체제를 정비하고 정상화시킨 것에 그쳤다면 이젠 불확실한 앞날을 헤쳐 나가야 해서다.
그의 과제는 무엇일까? 행장추천위원회가 밝힌 차기행장 자격요건에는 “앞으로 3년간 대내외 성장전략에 필요할 조직관리 경험, 금융전문성, 글로벌 경영능력”이라고 돼 있다.
결국 ‘통합 국민은행 3기’는 ‘도약’의 시기, 즉 그에 걸 맞는 행장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묘하게도 강정원 행장이 지난해부터 주장한 내용들을 보면 이러한 점들이 고스란히 포함돼 있다.
작년 9월 SOD제도를 시행하면서 그는 “국민은행이 변화와 혁신을 통해 진정한 글로벌 뱅크로 도약할 수 있느냐를 시장에서 평가받는 시험무대가 될 것”이라고 했고, 11월 창립 5주년에서는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고 기존 사업을 보다 활성화시킬 방안을 적극 모색할 시기”라고 했다.
올초 신년사에선 “확충된 기반을 토대로 명실상부한 도약의 해가 될 것”이라며 ‘도약’을 향한 그의 의지를 분명히 했다.
당장 증권사 및 외환은행 인수에 관한 문제를 처리해야 한다.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HSBC에 매각하기로 했음에도 지난달 12일 “외환은행 인수는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아직 가능하다고 본다”며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히며 아직 미련을 버리지 않고 있다.
또 감독당국이 증권사 신설허용방침을 밝히면서 ‘프리미엄’을 감안해 인수든 신설이든 결정하겠다며 리딩뱅크로서의 자존심을 세우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본격적인 자통법시행을 앞두고 금융시장변화에 따른 경쟁력제고가 시급한 상황에서 증권사나 보험사의 인수지연에 따른 기회비용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통합 2기때와 다른 결단을 강행장이 내릴 가능성도 있다.
해외진출 가속도는 강 행장이 이전부터 주력해왔던 분야다.
행추위와의 집중인터뷰에서 그가 “본격적인 해외시장 진출의지”를 피력한 것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그가 지난 3년간 해외네트워크 확대에 공을 기울였음은 틀림없다.
중국, 베트남,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 등에 진출했거나 계획중으로 향후 해외 네트워크를 17개 지역으로 확대하고 현재 1.2% 수준인 해외자산 비중을 2010년엔 8%, 2015년엔 20%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갑작스레 터진 금융지주회사 전환도 가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있다.
연말까지 지주사 전환 시기와 방법을 확정할 테스크포스팀이 활동에 들어갔고, 무엇보다 자통법 시행에 따른 금융환경변화속에서 다양한 상품을 통해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지주회사 체제가 필수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빅4’ 시중은행중 국민은행엔 없고 다른 은행엔 있는 게 금융지주회사체제다.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