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기업은행보다 렌터비가 높지….”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렌터카 복지’경쟁을 나서고 있지만 쉽사리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 막상 사업을 시작해도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다”라는 직원들의 불만을 사면서 사업에 차질이 벌어지고 있다.
이유는 기업은행이 너무 싼값에 렌터카를 계약한 ‘횡재’ 때문.
농협중앙회 노조는 지난달 9일 동부렌터카와 승용차와 레저용 차량 4천300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했다.
동부렌터카의 설명에 따르면 농협 임직원들은 4년간 매달 일정액의 대여료만 지급하면 보험료와 각종 제세 공과금, 차량정비와 유지ㆍ보수비용을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
농협내부에서는 기업은행보다 직원 수도 훨씬 많은데 가격은 오히려 3~4만원 비싸다는 불만이 일고 있다.
농협이 높은 걸까, 기업은행이 유독 싸게 제공하는 걸까?
기업은행 직원에 대한 자동차 임대조건은 쏘나타 2.0의 경우 신차에 대한 4년 계약에 자동차세, 보험료, 정비비 등 추가비용이 포함돼 월 29만원씩을 렌터카 업체에 지불하도록 돼 있다.
즉 직원들은 일체의 추가비용을 지불할 필요없이 기름값만 지불하면 자동차를 굴릴 수 있는 셈이다. 자가용으로 구입해 굴리는 것보다 500만원가량 싸다는 평이다.
특히 기업은행의 렌터카 이용자들은 계약기간인 4년이 끝난 뒤에도 유사한 조건으로 다시 새차를 받아 운행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 가격은 시중가인 60만원대의 절반도 안되는 것”이라며 “소나타 2.0의 기본형 새차를 산뒤 갚아야 하는 월 할부금에도 훨씬 못미치는 파격적 조건”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또 “기업은행은 매물 취소분을 싸게 계약했다”고 말했다.
결국 기업은행과 같은 렌터카 계약을 체결하기가 쉽지 않아, 사업차질은 불가피한 셈.
이에 따라 기업은행의 사업추진 이후 시중은행 사이에 렌터카 추진붐이 불었지만 확대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A 시중은행은 렌터카 사업을 추진했다가 가격이 높아 접어야 했다.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