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가 매각을 추진중에 있는 예아름저축은행에 대해 저축은행들은 큰 메리트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경기 좋은, 전남 대운 및 홍익 저축은행 등 부실 저축은행 3곳을 묶어 총자산 7500억원대 중대형 매물로 내놓은 예아름저축은행의 인수후 프리미엄보다 부담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예보는 31일까지 예아름저축은행 매각 주간사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를 보낸 후 내주 안으로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지난 5월 영업정지조치를 받은 경북저축은행은 이번 매각에 포함하지 않을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예보 관계자는 “예아름저축은행의 매각을 위해 이번주 내로 RFP(제안요청서)를 보낼 계획이며 다음주 안으로 주간사를 선정해 빨리 매각을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예아름저축은행은 경기와 전남 등 광역화할 수 있는 이점과 새로운 허가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 메리트가 되고 있어 많은 곳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전남권역 영업은 고전… 메리트 감소
하지만 저축은행 업계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다르다. 경기도권 등 지역권역에 지점이 없는 대형저축은행 등에게 많은 프리미엄이 붙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실제로 그 프리미엄에 대한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예아름저축은행은 총자산 7500억원, 자본금 281억원으로 경기도 분당과 광주, 목포, 광양, 순천 등에 6개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 관계자는 “물론 광역화 등 지역 확대 측면에서 보면 대형저축은행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만 대출비율이나 부채비율을 따지고 보면 크게 메리트가 없는 상황”이라면서 “광역화를 위해 저축은행 인수를 고려하고 있지만 예아름저축은행은 크게 와닿지 않는 매물이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 등 사모펀드가 대주주로 있는 HK저축은행은 몸집을 불려야 하는 상황. 하지만 매각 비용이 너무 크게 부풀려지면 프리미엄에 대한 메리트는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HK저축은행 관계자는 “경기도나 광역시쪽으로 저축은행 인수를 생각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예아름저축은행이 600억~700억원 규모면 메리트가 있지만 이를 넘어서면 힘들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몸집을 키워 상위권으로 도약을 준비중인 동부저축은행도 몸집이 커진 예아름저축은행은 인수뒤 경영부담이 더 클 것으로 예상했다.
동부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에게 아직까지는 광역화의 의미보다 수익이 나오는 곳에서 영업확대가 중요한 시점”이라면서 “경기권만 있다면 프리미엄이 있을 수 있지만 전남권역까지 포함한다면 인수 후 일정기간 동안 감당해야할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5000억대 대출 발생할 동안 자금 여력 있어야
저축은행업계에서는 3곳을 합친 예아름저축은행의 총자산이 7500억원인대 반해 여신이 1600억원대밖에 되지 않아 인수후 4000억~5000억원의 대출을 풀어야 하는 상황이며 이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자금여력이 있어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인수를 추진하는 업체가 느끼는 상당한 프리미엄이 있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권역을 분리해서 별도의 매각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예보 관계자는 “과거 예가람저축은행이 서울 한중저축은행과 경남 아림저축은행을 묶어 성공적으로 매각할 수 있었던 것처럼 좀 더 확대해 이번에는 3곳을 묶어 시도를 하는 것”이라면서 “시장상황이 나쁘다면 충분히 어려움이 있겠지만 현재는 환경이 좋다”고 말했다.
◆ 외국계 금융기관·일반기업 진출여부 주목
한편, 현재 저축은행에 대한 신규설립 허가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금융업에 진출하려는 일반기업이나 종합금융시스템을 갖추려는 금융기관에게는 충분히 프리미엄이 작용하고 있다.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국내 금융업의 저변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저축은행 인수에 뛰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특히, 현재 은행과 대부업에 진출한 SCB(스탠다드차타드은행)가 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금융기관 수직계열화 여부에 관심이 기울여지고 있다. 2005년 제일은행을 인수했고 지난해 대부업체로 등록한 프라임파이낸셜을 설립해 올해 저축은행인수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또한 건자재부문에서 탈피해 금융업을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방향을 잡은 아주그룹도 2005년 대우캐피탈 인수에 이어 올해 수신이 가능한 저축은행 인수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계 금융기관이 국내 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서민금융 진출을 시도하고 있으며 일반 기업들도 금융권으로 영업확대를 꾀하고 있다”면서 “향후 저축은행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