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F로 문화콘텐츠산업 적극진출 의지
“증권사 프리미엄이 너무 높아져 인수하기도 그렇고, 정부는 신규진출 허용한다는 데 두 가지 가운데 가장 빠른 방법을 선택해야죠.”
강권석 기업은행 은행장<사진>의 말이다. 기업은행에서는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인 은행장 연임에 성공하고 그동안 개인적인 일로 외부에 모습을 잘 비치지 않았던 강 행장이 지난 24일 기자들과 만났다.
‘중소기업인 명예의 전당 헌정’ 대상자를 소개하기 위해서다.
헌정 대상자를 자랑하고 싶었던 강 행장의 바램과는 달리, 이날 간담회는 증권사 인수 등 기업은행의 현안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얘기됐다.
특히 이날 기업은행의 시가총액은 사상처음으로 10조원을 넘겼다.
◆ “증권업진출 가능한 빠른 방법 택하겠다”
우선 증권업 진출에 대해선 “증권사를 인수하려 해도 프리미엄이 지나치게 높고 신규설립도 인력 스카우트 등 조직안정에 시간이 걸리는 등 장단점이 있다”면서 “올해 안으로 진출 형태는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증권업 진출)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기 때문에 두 가지 방안 중 빨리 성사될 수 있는 쪽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행장은 인수대상 증권사에 대해서 “단순 브로커리지(중개) 업무보다는 투자은행(IB)을 하는 증권사로서 중형급 정도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기자본의 15%까지 자회사 투자가 가능하므로 1조2000억원 정도 투자 여력이 있으며 올해 순익 목표를 달성하면 2조원까지도 투자 여력이 생기는 만큼 자금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강 행장은 “거래 기업 중 상장사가 480개며 당장 기업공개(IPO) 조건을 충족하는 회사가 460개”라며 “5년내 상장이 가능한 회사가 2800여 곳이 되는 만큼 잠재적 수요를 갖고 있는 기업은행이야말로 IB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은행”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증권사 인수를 위해 현재 구체적으로 접촉하는 곳은 없지만 검토하고 있는 곳은 있다”고 말해 교보증권을 염두해 놓고 한 발언으로 분석된다.
실제 기업은행은 교보증권 인수를 위해 협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정경제부가 증권업이 본업과 무관하다며 부정적으로 나오고 있어 향후 기은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 “문화콘텐츠 투자 확대하겠다”
강 행장은 최근 자사의 사모투자회사(PEF)가 투자한 기업의 IPO(기업공개)로 97%의 수익률을 달성한 사례를 들며 “문화콘텐츠사업을 PEF방식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 자체자금으로 투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PEF가 성과를 내기 때문에 외부 자본조달을 통해 투자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강 행장은 “문화콘텐츠산업은 제조업보다 부가가치가 더 크므로 중요한 영업부문으로 보고 있어 적극적으로 진출할 것”이라며 “종합금융부에서 적극적으로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업은행은 24일 주가가 800원 오른 2만1950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시가총액 10조원을 돌파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경영목표인 ‘순이익 1조원, 시가총액 10조원, 총자산 100조원’ 가운데 이루지 못한 시가총액 10조원 목표를 뒤늦게 달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