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의 코스피 주가가 2000포인트를 넘어서는 등 상승세를 타면서 유동자금이 증권사 CMA나 증권계좌 등으로 몰리자 저축은행 등도 공격적으로 6%를 넘어선 정기예금 상품 출시로 수신확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예금금리 인상은 제한적인 영업범위를 가지고 있는 저축은행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높은 금리의 예금상품으로 수신 확보에 나서고 있는 시중은행의 경우 최근 콜금리 인상이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수익확보에 나서고 있다.
반면 저축은행의 경우 대출금리인상은 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수신확보 차원으로 예금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어 예대마진은 더욱 떨어지고 있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올 초 부동산 PF 규제로 인해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축은행들은 최근 제2금융권의 대출금리가 높다는 지적이 일고 있어 오히려 대출금리는 낮추는 상황”이라며 “예대업무뿐인 저축은행들이 어쩔 수 없이 영업을 하려면 수신확보에 나서야 하기 때문에 6%대를 넘어선 금리의 예금상품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고금리 예금상품 출시 봇물
현재 저축은행들은 올해 최고 예금금리 마지노선이었던 연 5.9%대 금리를 넘어선 6%대 예금상품을 이달부터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또한 단기 운용으로 고금리 이자를 받을 수 있게 단기 상품의 금리도 인상하고 나섰다.
HK저축은행은 연 6.1% 금리의 정기예금 상품을 지난 20일부터 내놓았다. HK저축은행과 제휴한 현대카드를 신청하거나 인터넷을 통해 가입할 경우 0.1% 금리를 추가해 최대 6.2%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인천에 모아저축은행도 연 6.0%의 금리를 주는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을 300억원 한도로 출시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13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기존 연 5.8%에서 연 6.0%로 0.2%포인트 인상했다. 경북 안동에 있는 대송저축은행도 13개월 만기 연 6.5% 이자를 주는 정기예금을 200억원 한도로 판매한다.
제일저축은행도 이번주 중 예금금리를 0.2~0.5%포인트 올릴 것을 검토 중이다.
한국·진흥·경기 저축은행도 3년 만기 무궁화정기예금을 기존 5.95%에서 0.25%포인트 인상된 6.2%의 금리를 오늘(26일)부터 적용한다. 한편, 1개월 4.5%, 3개월 4.8%, 6개월에 5.2%의 고금리 단기 예금상품도 내놓았다.
◆ 대출금리 최저 6.5%·최고 30%대로 인하
한편,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109개 저축은행의 올해 5월까지 평균 여신의 경우 10.61%(일반대출)의 업계평균 금리를 나타나고 있으며 신용대출의 경우 평균 20~30% 선의 금리로 인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모아저축은행은 이달 초 최저 7% 대출금리를 제공하는 신용대출 상품을 내놓았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최저 대출금리를 6.5%로 인하한 바 있으며 현재 최고 45% 대출금리를 30%선 대로 인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전북 스타저축은행은 고객의 신용도에 따라 연리 7~18%를 적용하는 ‘하이론 VIP’와 연리 20~39%의 ‘하이론 익스프레스’ 등 두 가지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솔로몬저축은행은 지난달 최고 연 48%인 대출금리를 연 39%로 인하했다. 또 인터넷 대출의 취급 수수료도 최고 5%에서 3%로 내렸다. HK저축은행도 최저 8% 개인 신용대출금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최고 54%인 대출금리를 연 40%대로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B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은 경쟁력 확보와 사회전반적인 분위기 때문에 오히려 대츌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 경영난 가중, 서민금융 안정위해 업무영역 확대 시급
한편, 한국신용정보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신용등급 1등급부터 8등급까지 평균적으로 40% 이상 고객이 은행의 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반면 저신용자인 10등급 고객의 51.91%가 저축은행의 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저축은행이 저신용 서민들에게 금융지원을 활발하게 하고 있으며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C저축은행 관계자는 “부동산PF 대출의 규제로 인한 대안으로 저신용자 신용대출 등에서 활로를 찾고 있는 가운데 대형저축은행들은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고금리 예금으로 수신확보에 나서고 있어 경영난은 가중되고 있다”면서 “저축은행이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신용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등 서민금융으로서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중되고 있는 경영난을 벗어나고 서민금융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하반기에 다양한 업무가 가능하도록 법규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