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신용정보업계에 따르면 매년 채권추심업의 매출은 증가세로 호황을 맞고 있다. 하지만 속내를 살펴보면 곪아터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채권추심업의 매출은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유지해왔다. 2001년 3502억원이던 매출액이 2002년 4938억원으로 41.0%증가했으며 2003년에는 6511억원으로 전년대비 25.7% 늘어났다.
2004년에는 6303억원으로 3.2%의 소폭감소세를 나타냈지만 2005년 7084억원을 기록하며 12.4% 증가했고 지난해인 2006년에도 7448억원으로 5.1%의 증가세를 유지하면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또한 올 1분기도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업계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신용정보사들의 추심업 매출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용정보업계에서는 매출의 증가가 시장 규모의 성장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오히려 채권 수주 경쟁이 격해지고 있어 경영난은 가중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법적 규제로 인해 채권추심업의 대부분은 금융채권이 차지하고 있는데 지난해 말 기준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0.87%로 99년 이후 처음으로 1% 이하를 기록하면서 시장규모는 대폭 줄어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은행 및 카드사의 부실채권 규모는 2002년 20조2000억원에서, 2003년 24조1000억원으로 증가했지만, 2004년부터 16조4000억원, 2005년 12조7000억원, 2006년 9조9000억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시장 규모가 줄어들었지만 추심업 허가를 받은 신용정보업체들은 줄어들지 않아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추심회사 수는 2002년 22개에서 2003년 23개, 2004년 24개, 2005년 24개, 2006년 24개를 유지해왔다. 특히, 많은 업체들이 금융기관 등에게 높은 회수실적을 올림으로써 많은 물량을 수주하기 위해 낮은 수수료에도 불구하고 매출 올리기 출혈경쟁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추심업의 매출이 올라가 시장이 더욱 활성화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이야기 하지만 업체들은 줄어든 물량과 낮아진 수수료에도 물량을 얻어내기 위해 경쟁적으로 무리를 해서라도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무리하게 경쟁에 뛰어들면서 경영은 날로 악화되고 있고 심지어 이 경쟁에서 탈락한 업체들은 인수합병이라던지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업계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경영상황이 어려워 퇴출 위기를 맞고 있는 업체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 가장 상황이 어려운 H신용정보업체를 필두로 3~4곳이 채권추심 물량을 수주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타 업종에서 H신용정보 업체의 M&A설까지 나오고 있어 하반기 업계에 구체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H신용정보사 한 관계자는 “경영상황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M&A에 아직 확정된 것이 없으며 모르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위임계약직 추심원 관련 재판이 진행되고 있고 경찰 및 사법당국의 단속이 지속되고 있어 향후 신용정보법의 개정이 어느 방향으로 가닥을 잡느냐에 따라 경쟁력을 잃은 소형 신용정보사 위주로 퇴출은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용정보법을 개정해 위임계약직 추심원을 제도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나, 실현 여부가 불투명하고 신용정보사들이 위임계약직을 정규직원으로 채용할 경우 4대 사회보장보험료 부담 등으로 10%~20%의 비용이 상승해 수익성이 더욱 악화할 전망”이라며 “따라서 1~2년 내에 일부 소형회사를 중심으로 시장에서 퇴출되는 사례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용정보사 채권추심업 매출현황>
(단위 : 억원)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