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업계에 따르면 캐피탈사뿐만 아니라 카드사들이 신기술금융사를 겸업하는 추세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일부 창투사들도 여전업으로 전환하면서 신기술금융사로 등록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여전업계 관계자는 “올해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환경이 좋아졌으며 전망이 밝아 기존 캐피탈사 위주로 형성되던 신기술금융업을 겸업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며 “심지어는 창투사들 마저도 업종을 전환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다”고 말했다.
신기술금융사는 현재 총 31개가 등록돼 있으며 2006년부터 올해 1월까지 신규로 신기술금융업에 등록한 곳은 5곳으로 지난해에 등록한 곳은 우리캐피탈(4월), 대우캐피탈(11월), 우리기술투자(12월), 롯데카드(12월), 올해에는 케이티캐피탈(1월)이다.
이같이 신기술금융사가 증가하는 추세는 여전업계 및 창투사 모두 본업이 치열해지는 레드오션시장으로 변화돼 가면서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신기술금융업을 추가로 등록하거나 전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카드 홍보팀 최문석 과장은 “여전업계에서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신기술금융업 라이센스를 가지고 있는 추세여서 등록한 것이고 구체적인 사업계획은 아직까지 없다”고 말했다.
또 우리기술투자 관계자는 “벤처투자의 경우, 회수시기가 일정치 않아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가지고 가기 힘든 단점이 있기 때문에 꾸준히 일정 수준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할부금융과 리스쪽에 진출하기 위한 과정으로 신기술금융사로 등록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기술금융업은 창투사와 비교해 투자에 대한 제한이 많아 사업을 영위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31곳의 신기술금융사가 되지만 실적을 올리고 있는 곳은 3~4곳밖에 되지 않는 상황이다.
케이티캐피탈 마케팅팀 이중묵 팀장은 “캐피탈 업계에서 이제 리스할부시장은 레드오션이 돼 가고 있는 상황인데 기계 및 장비와 관련 렌탈을 하는 업체들이 이와 관련된 벤처업체에 투자를 하기 위해 신기술금융업에 등록을 해놓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신기술금융업의 실효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금융감독위원회는 향후 규제를 완화하고 여전업에서 분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대부분 실적은 낳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사업의 다각화 차원으로 1건이라도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에대비하고 향후 규제가 풀릴 것으로 염두에 두고 일단 라이센스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실질적으로 신기술금융업에 대한 제한이 풀릴 경우 여전업계는 기존 창투사를 인수해 본격적으로 벤처투자에 뛰어들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제기됐다.
업계 한 전문가는 “여전업에 편입된 신기술금융업의 분리가 감독당국에서 검토되고 있고 내년쯤에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인다”며 “신기술금융업이 분리가 되면 여전업계에서 수익성 다각화 차원에서 전망이 밝은 창투사를 인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