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 따르면 STX건설, 남광토건 등이 최근 사업과 관련된 지역의 중소형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저축은행업계의 인수·합병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STX건설은 지난 5일 고려제강이 소유한 부산 흥국저축은행 지분 53.4%를 전량 매입키로 했다.
부산 흥국저축은행은 지난해 6월말 기준 총자산 650억원, 총수신 437억원, 총여신 333억원, 납입자본 180억원, 자기자본 158억원, 거래자수 2926명의 소형저축은행이다.
STX 홍보팀 이홍석 차장은 “저축은행들이 예전과 달리 탄탄해지고 이미지도 좋아졌고 인수비용에 대한 부담도 적어 지난해 하반기부터 소형저축은행의 인수를 준비해왔다”며 “이번 인수를 통해 조선해운 쪽에서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타고 있는 STX의 협력업체들에게 안정적으로 원활한 금융지원을 할 수 있게 됐고 단계적으로 협력업체, 저축은행이 서로 윈윈하는 정책으로 성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남광토건도 지난 2일 충북지역에 하나로저축은행을 인수했다. 남광토건의 경우 차종철 회장 개인자격으로 충북 하나로저축은행 주식 655만8807주 지분 91.2%를 취득했다.
최근 충청도 지역 건설업에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는 남광토건의 저축은행 인수는 충북지역 최초로 대단위 아파트 분양을 계획하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충주 출신인 차 회장이 이번 인수를 진행했으며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는 서민 금융기관으로 변화시키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충북 하나로저축은행은 총자산 6700억원, 총수신 5719억원, 총여신 5075억원, 납입자본 360억원, 자기자본 469억원, 거래자수 3만2991명의 중형저축은행으로 과거 대주주 구속 등으로 경영난을 겪은 바 있다.
구조조정전문회사(CRC)인 코아에프지는 올해 외국계 자본을 유입해 5~6개의 저축은행을 인수하고 국내 전문경영진으로 운용되는 그룹형태의 저축은행 네트워크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본격적인 사업추진은 6월경에 이뤄질 예정이다.
코아에프지 안경진 상무는 “현재 저축은행들의 프리미엄이 상당히 올라와 있는 상황이어서 저축은행의 선택이 쉽지는 않지만 주변상황에 맞춰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프로젝트는 중소형 저축은행들이 규모의 경제를 하지 못하고 있는데서 착안해 진행하고 있는 것이지만 상징적인 의미에서 대형저축은행의 인수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신한은행도 7일 업계 선두권 저축은행인 진흥저축은행의 주식 71만6714주 2.87%을 확보했다. 이 저축은행의 주식은 현대자동차도 43만3188주 2.28% 지분을 가지고 있는 상황.
지난해 9월 현대캐피탈은 HK저축은행의 2대주주로 실질적인 경영권을 확보해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HK저축은행은 MBK파트너스와 현대캐피탈이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58.4%(1174억원)을 공동 인수했다. MBK파트너스는 지분율 39.9%(802억원)로 HK저축은행의 최대주주이고 현대캐피탈은 18.5%(372억원) 지분율로 2대주주이지만 현재 주요 임직원 등을 현대캐피탈에서 선임해 실질적인 경영권을 현대캐피탈이 행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대기업의 진출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일반 소비자들뿐만 아니라 저축은행업계 및 감독당국까지 대기업 등 안정적인 구조를 가진 자본이 저축은행인수 등을 통해 업계가 안정적인 구조로 만들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도 “탄탄한 기반을 가진 대기업 등이 나서서 저축은행의 안정성 및 재무 건전성을 높인다면 과거의 불신을 씻어낼 수 있기 때문에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