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신용평가사 한국기업평가의 최대주주인 한일시멘트가 49.68%(225만5684주) 주식을 세계적인 신용평가사 피치레이팅스리미티드(이하 피치)에게 매도하면서 경영권도 함께 넘어가게 됐다.
또 이에 앞서 지난 2004년 무디스가 한국신용평가정보로부터 50%+1주의 주식을 매수하면서 경영권을 확보한 바가 있다. 결과적으로 국내 신용평가시장을 3개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삼분하던 상황에서 2개사가 외국계 자본에 넘어가게 된 것.
이에 따라 국내 평가시장과 금융시장이 외국계 신용평가사들에게 잠식 돼 국내 경제가 좌지우지 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까지 일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사정을 잘 모르는 외국계 평가사들의 시스템을 받아들여 그 잣대로 평가가 이뤄진다면 국내 금융시장에서 평가기준에 대한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부 업계에서는 오히려 외국계 신용평가사가 지분참여형식으로 경영권을 인수한 것이 금융선진화에 기틀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 대립되면서 논란은 한층 가열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이미 한신평의 경우 무디스가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지만 기존의 등급정책과 수준이 그대로 유지되고 글로벌 평가가 아닌 우리나라 특성이 반영된 로컬 평가를 하고 있기 때문에 달라지는 것은 없다”며 “선진 시스템이 적용되고 인력의 교류가 이루어지면 국내 평가시장은 더욱 안정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