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내용은 지난달 국내 신용평가 시장까지 커버하고 있는 S&P재팬이 국내 신용평가사 애널리스트를 신규로 영입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발단이 됐다. 이에 국내 평가업계에서는 S&P재팬이 인력을 보강하는 것은 국내 시장 진입의 초기 단계인 것으로 분석 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S&P가 아직 국내 시장 진입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신용평가사의 애널리스트를 영입했다는 것은 국내 시장 진입을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S&P재팬은 일본 신용평가 시장에서 1~2위를 다투고 있고 국내 신용평가 시장도 일부 커버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마케팅 파트만을 담당하는 한국사무소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소문에 대해 S&P 코리아는 이번 애널리스트 영입이 단순한 보강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S&P 한국사무소 채정태 소장은 “S&P재팬에 한국 애널리스트가 5명이 있었는데 2명이 그만둬서 1명을 충원하게 된 것”이라면서 “현재 인력에서 확대를 한 것이 아니라 부족해진 인원을 보충하게 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S&P 등 세계적인 신용평가회사들은 국내 시장진입에 대해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현재 국내 시장은 외국계 신용평가사들이 진입 하기에 아주 좋은 여건”이라면서 “하지만 국내 평가 시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어서 선뜻 국내 시장에 진입하기는 수익보다 손실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외국계 신용평가사들이 국내 시장진입을 주저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이 전문가는 “세계적으로 신뢰를 얻고 있는 신용평가사가 작은 규모의 국내 시장에 들어와 1~2위를 차지하지 못하면 세계적인 선두 신용평가사 이미지에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에 복합적으로 올해 진입은 꺼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S&P는 올해 국내 시장 진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S&P 한국사무소 채정태 소장은 “한국경제는 세계에서 10위권 안에 드는 중요한 시장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국내시장 진입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적인 회사들이 국내 시장에 진입을 하기 위해서는 설립 및 영업 규제의 완화를 더욱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어려워져 국내 시장 진입을 관망하고 있는 핑계로 더욱 규제를 완화하려고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시장이 세계적인 기관과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조건적인 규제 완화는 어렵게 자리매김한 국내 신용평가사들의 도태를 초래하고 국내 금융시장의 주도권도 해외로 넘어갈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계 신용평가사들은 현재 상황을 이용해 규제 완화를 더욱 부추기려고 할 것이며 추후 국내 시장이 완전히 개방되면 이미 경쟁력에서 앞선 외국계 신용평가사에게 국내시장은 잠식될 것이다”면서 “감독당국도 무조건적인 규제 완화보다 국내 시장 상황을 고려해 세계적인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