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의 경제보다 ‘속도의 경제’ 지향
베트남 하노이에 현지법인 설립하고 190억원의 사모펀드 결성, 키르기즈스탄(Kyrgizstan)과 부동산금융 부문 교류추진 등 최근 국내 토종업체로서 활발하게 아시아 금융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금융그룹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이제 막 6년 6개월된 골든브릿지가 그 주인공. 브릿지증권, 골든브릿지자산운용, 골든브릿지기술투자, 쌍용캐피탈, 자바네트웍스, 지비에이엠씨 등의 회사로 구성된 골든브릿지그룹은 투자은행을 지향하고 있다.
얼마전 국내자본으로는 처음으로 부실 금융기관인 쌍용캐피탈을 인수해 구조조정을 성공시켜 구조조정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골든브릿지는 이미 50여개 일반기업의 구조조정도 성공적으로 진행한 바 있다.
골든브릿지가 빠른 시간 안에 이처럼 큰 규모의 금융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칠전팔기의 사령관이 현장에서 직접 진두지휘한 성과. 골든브릿지그룹의 회장을 맡고 있는 이상준 회장은 서울대 자원공학과 출신으로 14년 동안 노동운동가로 노동현장을 누볐으며 철거업, 용역업, 원룸건설업, 리모델링업 등 총 일곱 번의 실패를 맛보기도 했다.
값진 실패를 바탕으로 2000년 골든브릿지의 설립부터는 전환기를 맞게 됐으며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현재 골든브릿지그룹은 매년 20~30%씩 성장해 현재까지 130% 이상 성장해 나가고 있다.
◆ 2010년까지 투자은행 기반 마련
이상준 회장은 아시아 선두 투자은행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내놓았다.
“회사의 성격을 창업투자사, 신기술금융사, CRC 등 투자 회사로 바꾸려 하고 있고 자본시장통합법 아래 은행·보험을 뺀 나머지 부문을 다 할 수 있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올해 1월에 베트남 현지 법인을 세울 예정이며 최근 200억원 규모의 사모혼합형 펀드를 출시하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기반을 다지면서 아시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습니다. 이를 통해 1년여간 준비를 하다가 접었던 중국시장 진출도 내년도부터 다시 시작할 계획입니다. 골든브릿지그룹은 아시아 선두 투자은행이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회장은 골든브릿지그룹이 세계적인 금융회사와 경쟁할 수 있는 초석이 마련되는 시기는 2010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골든브릿지가 나아갈 투자은행은 기업금융, 투자금융, 복지금융 등입니다. 국내 및 해외 투자금융기관으로 2010년도 정도 되면 세계적인 투자은행, 사모펀드, 버추얼 펀드 등과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베트남 시장은 긍정적… 투자는 심사숙고
베트남 진출을 오래전부터 계획했던 이상준 회장은 베트남의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모든 시장이 음과 양이 있듯이 긍정적인 측면을 보고 베트남 투자를 하는 것입니다. 베트남 시장은 긍정적인 시장이라고 보는 이유는 동아시아 국가 중에서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나라는 베트남밖에 없고 그 성장의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4년간 직접 베트남을 오가면서 지켜본 바로 그런 관측이 설득력이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상준 회장은 제2차 베트남 붐이 예상되지만 정치적 안정, 회수시장 등을 고려하고 진출을 시도해야한다고 충고한다.
“하지만 제2의 베트남 붐 뒤에는 부작용이 우려 됩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과잉유동성 위기를 맞고 있어 불가피하게 나가야 되는 입장이지만 그렇다고 상당기간 준비없이 나간다는 것은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 것입니다. 92년도 베트남과 수교를 하고 나서 97년 1차 베트남 붐이 있었는데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기업중 성공한 기업이 몇 개인지를 차근차근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베트남 국민 소득은 700달러밖에 안됩니다. 아직 저개발 상태이기 때문에 투자기간이 길게 요구됩니다. 또 만기 때 회수할 툴들이 많지가 않아 단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것은 나중에 곤란에 처할 수 있습니다.”
◆ 규모의 경제보다 속도의 경제를…
한편, 골든브릿지는 속도의 경제를 지향해 소규모 정예 핵심인력 구조로재편하고 선두그룹에 빠르게 안착한다는 전략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규모의 경제를 원하지만 우리는 속도의 경제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원하는 속도의 경제를 이뤄내려면 소수정예 핵심인력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핵심인력은 더욱 소수 정예로 줄이고 나머지 창의적인 지식이나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부분의 인력을 더 늘릴 방침입니다.”
이 회장은 쌍용캐피탈의 영업파트 매각이 전문적인 여신 투자회사로서 구조조정을 하는 과정으로 진행됐고 나머지 부분의 지속여부는 검토단계라고 밝혔다.
“쌍용캐피탈의 영업파트 매각은 흑자 전환할 수 있게 잘 키워온 회사를 더욱 잘할 수 있는 곳에 넘김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쌍용캐피탈을 시집을 보내는 심정입니다. 한편, 한미캐피탈로 넘어가는 자동차 신차 중고차 리스 등을 제외한 론은 우리가 지향하고 있는 기업금융, 투자은행과 차이가 있어 소비자금융을 함께 가져갈 지는 검토하고 있습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