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정보업계에 따르면 경쟁이 치열해지는 국내 환경과 글로벌시대에 맞춘 전략적 니즈에 따라 해외진출을 고려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원 확보가 어려운 신용정보업체들 뿐만 아니라 금융권 자회사들마저도 해외진출을 추진하고 있거나 현황 파악 후 진출 시기만을 엿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나라신용정보, 고려신용정보 등이 유럽, 미국, 중국 등에 진출해 있으며 규모가 큰 종합신용정보회사인 한국신용정보와 한국신용평가정보 등도 해외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세계적으로 시장은 연금, 보험, 후생복지를 위한 연금제도 수납 대행이던지 공공채권 등에 대한 회수대행 등이 복안으로 떠오르는데 우리나라에는 허용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 한계를 느끼고 있는 업체들이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해외시장 리스크 축소 때 대규모 진출 시작
국내외 채권추심 중개 및 컨설팅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회계법인인 삼정KPMG에 따르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중국 부실채권 시장이 800조~9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신용정보사들의 중국시장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정KPMG 유경재 이사는 “IMF 당시 50조원에 달하던 부실채권은 현재 연간 10조대를 유지하면서 연평균 5.5조원의 채권 회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데 올해는 전체 물량이 8.8조원대로 떨어져 5조원대 이하로 연 평균 채권 회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여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많은 업체들이 안정적인 수익원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 차원으로 800조~900조원에 달하는 잠재적인 중국 시장뿐만 아니라 아시아 시장 진출까지도 다각도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유 이사는 “대부분의 신용정보사들이 해외진출에 대한 사업타당성을 마친 상태이므로 해외 시장 상황변화에 따라 리스크가 축소되는 시점에 대규모 해외진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앞으로 국내 시장은 10조원대 부실채권 시장을 유지하면서 많은 채권 추심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할 것으로 보여 해외 시장에 먼저 진출하는 업체들이 경쟁력을 확보해 시장에서 살아남을 것이다”고 말했다.
◆ 현지 업체 제휴가 모델링 될 것
신용정보사의 해외진출은 현재 나라신용정보의 현지 업체 제휴와 고려신용정보의 직접 현지법인 진출이 업계에서 모범적인 모델로 제시되고 있다.
나라신용정보는 오랜 기간 검토를 거쳐 올해 3월에 본격적으로 인트럼 저스티사를 통해 유럽에, STA사를 통해 미국에, 중국수출보험공사·사이노트러스·화샤 등을 통해 중국 시장에 진출을 했다. 현재 중국시장에서 40억~50억원, 유럽 및 미국 시장에서 10억~20억원 정도의 채권추심 물량이 발생되고 있다.
나라신용정보 기획부 정효봉 부장은 “유럽, 미국, 중국 등의 현지 채권추심 업체와 업무제휴를 통해 기업 및 투자자간에 생긴 국제무역결제대금에 대해 한국시장에서는 나라신용정보가, 해외에서는 제휴를 맺은 업체들이 대신 추심업무를 진행하는 형태로 해외 진출을 했다”고 말했다.
고려신용정보는 미국 LA에 KSJ 인베스트먼트라는 현지법인을 설립해 미국내 사업확장을 준비중인 국내 중소기업들과 개인투자자들에게 다양한 해외정보를 제공하고 이와 함께 해외도피 경제사범의 은닉재산에 대한 추심활동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삼정KPMG는 중국 등 해외 진출시 현지에 능통한 자산관리업체를 통해 업무제휴를 맺는 등의 방법을 추진하는 것이 보다 안정적이라고 조언했다.
삼정KPMG 유경재 이사는 “신용정보업체들이 해외 진출을 생각하는 국가의 법 제도 등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입수한 후 해외 진출을 결정해야 하며 실제 보이지 않는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는 여지가 남아있다”면서 “현지 시장을 잘 안다면 고려신용정보처럼 많은 준비를 거쳐 직접 공략을 할 수 있지만 대부분 진출하려는 시장이 미국과 같지 않아 제도적으로 안정이 안된 상태여서 나라신용정보처럼 현지 법인과 업무제휴를 통해 해외 진출하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쉽고 안정적이다”고 말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