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금융그룹 구도에서는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에 비해 열세를 곱씹으면서 뒤 쫓게 됐다.
내용면에서 종합금융그룹모양새를 완성해가는 신한지주와 달리 연결 당기순이익 기준으로는 지난 1분기 은행비중이 92%에 달하고 연결총자산 기준으로는 이보다 심한 97%에 이르는 등 과도한 은행비중에 시달리고 있다.
그나마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은행부문 역시 리딩뱅크 경쟁구도에서도 완전히 밀려나기 직전이다. <표 참조>
만약 신한은행이 국민은행과 격차를 좁히며 2강체제 만들기에 성공한다면 우리은행과도 50조원 이상의 격차가 벌어지고 농협(은행부문)과도 38조원이나 차이가 나 사실상 약체로 뒤처질 지경이다.
M&A를 통한 은행확대와 비은행부문 강화 어느 것 하나 실현되지 못한 상황에서 일단은 자체성장 전략이 유일한 선택으로 남는다.
아울러 앞으로 중장기적으로 있을 수 있는 우리금융 민영화나 민영화 이후 지배구조를 확립하게 될 기업은행 등 대형 M&A 잠재매물을 흡수 하기위한 ‘몸만들기’에 그야말로 절치부심·와신상담의 결연한 각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세부적으론 지난 상반기 은행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및 소호대출 등에 힘이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지만 경기변동과 마진폭 감소 등에 따라 이같은 성장 추이를 중단기적으로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우증권 구용욱 연구위원은 “현재 경기상황이 좋지 못해 자칫 자체성장을 추진하다보면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고 충고했다.
게다가 외환은행 인수 실패 후 지난 2분기부터 본격적인 자산성장 전략을 펴왔던 하나은행은 지난 2분기 순이자마진이 1분기의 2.67%보다 낮아진 2.56%로 집계됐다.
이 수치가 연환산 기준임을 감안하며 실제 마진 감소폭은 더욱 큰 셈이다.
금융계에선 저원가성예금이 다른 은행과 비교해 적고 결과적으로 순이자마진이 낮은 점과 매스고객층이 두텁치 못하다는 점 때문에 앞으로 자체성장 여력 또한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어찌됐건 당분간 큰 M&A물건이 없는 상황에서 자체성장 전략을 유지하면서 LG카드 인수추진으로 차선책으로 밀려난 카드부문 분사 또한 구체화할 계획이다.
하나금융 한 관계자는 "합작이나 전략적제휴 형태로 은행 카드부문을 분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보험사 등의 2금융권 M&A 가능성 또한 고려해 볼 수 있다.
생보사 상장 과정에서 정부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보험사도 나올 수 있어 이 과정에서 하나금융이 타진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특히 하나금융은 지주사 출범 때 제조와 유통의 분리를 통해 자산관리 영역에서 특화된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은행-증권-보험을 축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가능성도 일각에서는 제시했다.
아울러 중기적으로는 정부의 은행 민영화 일정에 따라 우리금융, 기업은행 등의 M&A를 준비해 나가야 한다는 지적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한정태 팀장은 “하나금융으로서는 앞으로 3~5년이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우리금융 뿐 아니라 외국계은행도 M&A대상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