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보험사 최초의 대형 사기방지시스템 프로젝트인 삼성생명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손보사에서도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어 향후 보험권의 지속적인 수요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생명은 마이닝, 규칙기반시스템 등을 도입한 하이브리드 방식의 사기방지시스템을 구현할 예정으로 오는 9월 개발 완료를 앞두고 있다. 현재 삼성생명은 사기방지시스템 프로젝트에 착수, 개시 3개월만에 관련업체와의 계약을 모두 마쳤다.
현대해상은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으로 지난달 IT업체 관련 4개사로부터 제안서를 접수받아 사업자 선정을 위한 검토과정에 있다. 이번 차세대시스템 구축에 보험사기방지시스템이 포함돼 차세대에 참여하고 있는 관련 4개사가 모두 보험사기방지시스템 구축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기방지시스템은 보험사기를 사전에 방지해 보험료 지출을 줄이고 수익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보험사 보상 청구 프레임의 자동심사, 마이닝 기법을 이용한 사기검출 시스템 등으로 구현, 보험금 청구시 면책율 개선 및 보험사기 징후 검출 관리를 위해 심사 프로세스를 명확히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 사기 미리 적발해 보험사 수익률 높여 = 보험사기로 인한 비용 낭비는 전 세계적으로 수백억 달러 수준에 이르고 있다. 세계 보험사기방지연합회에 따르면 보험사기 방지를 위해 소요되는 비용은 전 세계 8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개별 보험사가 진행하는 사기 적발은 사후심사가 아닌 패턴 분석을 통한 사전 적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전 적발이 사후심사에 비해 비용절감 효과가 더욱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해외에서는 이미 건강보험을 중심으로 솔루션 도입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반면 아직까지 국내 보험사의 도입은 미미한 실정이었다.
금융감독원 이외 국내 보험사가 사기방지시스템 구축을 추진한 사례로는 지난 2001년 현대해상화재가 국산업체인 이씨마이너 제품을 도입한 바 있다. 당시 현대해상은 보험 적발 건수를 5%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솔루션 도입을 발표했다.
그러나 현대해상 프로젝트는 단기간 내 완료된 프로젝트로 보험사 확산도 더 이상 이뤄지지 못했다. 이 때문에 관련업계는 국내 보험사가 단독으로 진행하는 보험사기방지시스템 구현의 대형 프로젝트는 최근 삼성생명 사례가 최초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 삼성생명 보상 단계별 사기 가능성 조사 = 삼성생명은 비용절감을 위해 지난해부터 사기방지시스템 도입을 위해 솔루션 검토 작업을 진행해왔다. 콜센터에 계약이 접수되는 과정부터 시작해 보험금 지급 신청 접수, 보상직원 할당, 조사·확인, 피해자 면담, 합의·심사, 결제, 피해 확인까지 단계별로 사기 가능성을 확인하게 된다. 사기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될 경우 금융감독원에 해당 내역을 접수시키고 조사를 의뢰하게 된다.
삼성생명은 이에 대한 패턴 분석, 조사 직원의 경험에 의한 사기 적발 노하우 등을 솔루션에 반영해 시스템을 구현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삼성생명은 보상금 지급을 줄여 수익을 높이는 한편 불순한 의도로 보험에 가입한 가입자를 적발, 이외 보험가입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솔루션 구축을 위해 올해 초 SAS코리아를 사업자로 선정해 마이닝, 통계, 리포팅 툴 등을 도입했으며 KSTEC의 비즈니스 룰엔진 솔루션인 아이로그도 함께 도입했다.
SAS코리아가 주사업자로 개발 및 컨설팅을 담당하며 KSTEC은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해 룰 기반 솔루션 부분을 맡게 됐다.
삼성생명의 보험사기방지시스템 구축은 마이닝과 규칙기반 솔루션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구현될 예정이다. 통상적으로 보험사기 시스템은 패턴 분석을 위한 마이닝, 경험을 통한 규칙의 작성과 이를 시스템화하기 위한 규칙기반 엔진, 보고서 작성을 위한 리포팅 툴 영역 등으로 이뤄진다.
삼성생명의 경우는 마이닝 영역을 80%, 규칙 기반 제품이 20% 정도의 비중으로 구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마이닝 제품은 데이터 분석에 사용되며 지역별, 개인별로 정상 보험가입자와 다른 패턴을 보이는 이상 징후를 발견해 내고 이에 대한 모델링을 구현한다.
전체적으로 마이닝과 룰엔진이 상호 보완 형태로 시스템을 이루게 된다.
◇ 시장 기대치 고조 = 삼성생명 사례와 더불어 현대해상의 차세대 구축 범위에 보험사기방지시스템이 포함되면서 시장 기대치는 높아지고 있다. 현재 현대해상 차세대 프로젝트에 제안하고 있는 4개사가 모두 보험사기방지 부문의 솔루션을 제안했다.
한국IBM,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티맥스소프트 등이 SAS코리아 솔루션을 제안했으며 한국HP는 엔진을 기반으로 한 개발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현대해상 사례는 손보사에 미치는 영향력이 삼성생명의 경우보다 파장력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관계전문가들은 보험사기방지시스템이 생명보험보다는 손해보험사에 더 적합하다고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 사기가 주로 자동차보험에서의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손보업계에서는 현대해상 외에도 동부화재가 보상 프로젝트 완료 시점에서 솔루션 도입을 검토하고 있어 업계의 관심도가 높게 형성돼 있다.
최근 손보사가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을 낮추려는 노력과 사업비 절감에 주력하고 있어 더욱 솔루션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실제로 손보사에서는 보험사기방지시스템과 관련된 파일럿 프로젝트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손보사 차세대시스템 구축과 함께 도입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송주영 기자 jy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