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주식을 매각해야 하는 채권은행이면서 LG카드 인수를 위한 입찰에 참여하는 입찰 참여자로서 전혀 이해를 달리하는 두 가지 요소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LG카드 인수의 유력 후보로 등장한 신한은행과 농협중앙회, 하나은행이 모두 매각 주식의 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채권은행들이다.<표 참조>
전체 발행주식 가운데 최대로 매각할 수 있는 수량이 72.1%에 해당되는 9036만주라고 할 때 이 매각대상 주식(100%)에서 농협이 갖고 있는 주식비중은 16.9%로 산업은행 다음으로 높다.
하나은행도 5.5%를 차지하고 있으며 신한은행은 4.8%였으나 옛 조흥은행 물량(4.4%)까지 합하면 9.2%로 껑충 뛰어오른다.
5월24일 현재 LG카드 종가인 4만5600원을 기준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농협이 해당 지분을 매각해서 얻을 수 있는 금액은 6981억원에 이르며, 통합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각각 3789억과 2271억원에 이른다.
채권은행 입장에서는 가격을 최대한 높게 받기 원할 것이고 인수자 입장에서는 최대한 낮은 가격에 책정되기를 원할 것이다.
이같은 가격메커니즘에 비춰 입찰에는 참여하지만 어차피 1등으로 당첨되지 못할 바에야 오히려 높은 가격을 써냄으로서 가격 상승을 부추겨 매각차익을 노릴 수밖에 없다.
반면 반드시 인수를 해야 하는 채권은행의 경우엔 무턱대고 높은 가격을 써낼 수도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물론 현재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농협, 신한은행, 하나은행 모두 LG카드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지만 실제 우선협상자 선정 가능성과 그렇지 못할 경우의 득실을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략적인 판단이 뒤따라야 하는 셈이다.
가격을 높게 써 낼 수도, 낮게 써 낼 수도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으로 일각에서는 해석하고 있다.
< LG카드 매각대상 주식 (06년3월10일 현재) >
(단위 : 만주, %)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