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은행 모집인제 운영 대폭 손질 시급

원정희 기자

webmaster@

기사입력 : 2006-04-26 21:34

은행·고객 모두에 ‘독’될 수도 모집인 수수료만 0.4%
펀드·예금모집인 횡령 등 불법 적발…HSBC·씨티 폐지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은행 모집인제 운영 대폭 손질 시급
은행 모집인들에 대한 폐해가 속속 드러나면서 일각에서 모집인제 운영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일부 외국계은행들만 도입했던 예금 및 펀드모집인들의 경우 최근 불법사례가 적발되면서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한국씨티은행과 HSBC은행이 결국 이 제도를 폐지했다.

대출모집인 역시도 고객 피해를 비롯한 비용증가 등의 부작용이 만만치 않아 은행 안팎에서 제대로 운영하든지 그렇게 할 수 없다면 폐지하는 게 낫다는 지적을 불러왔다.

◆ 모집인제 고객 은행에 모두 ‘독’이 될지도 = 최근 금감원은 일부 외국계은행 지점의 예금·펀드모집인이 은행 직원인 것처럼 행세해 고객의 예금·펀드 투자금을 횡령하거나 사금융 알선거래 등 불법거래를 한 사례를 적발했다.

모집인들의 이같은 행태는 고객 피해는 물론이고 해당 은행의 금전적 손실과 신뢰도 추락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HSBC은행이 40명 정도 되는 예금·펀드모집인을 해체했고 씨티은행도 잇따라 없앴다.

그러나 이달 말부터는 보험설계사도 펀드 판매가 가능해 향후 전문지식이 부족한 판매자들의 펀드 판매 등으로 고객 피해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과거 국내 영업망이 부족한 외국계은행들이 주로 모집인들을 활용했으나 영업경쟁이 점차 심해지면서 국내 은행들도 주택담보대출 등에 한해 이들을 활용하고 있다.

현재 대출모집인을 적극 활용하는 은행은 국민, 우리, 하나, 씨티, SC제일은행 등이다.〈표 참조〉

옛 조흥은행도 지난 2000년 까지 대출모집인을 뒀으나 역마진과 영업점 영업력 저하 등의 폐단으로 폐지한 바 있다.

당시 조흥은행은 수익성을 분석한 결과 대출모집인을 활용할 경우 영업점에서 직접 고객을 모집하는 것보다 비용이 더 증가했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런 문제는 요즘도 마찬가지다. 보통 모집인들이 고객 한명을 모집할 경우 수수료는 대출금액의 0.3%~0.4% 수준이다.

이 수수료는 고객에게 전가하기 십상이다. 아니면 은행이 비용을 떠안아야 한다.

조흥은행 출신의 신한은행 한 관계자는 “일선 영업점에서 모집인에 의존하다보니 고객 마케팅 능력이 떨어지는 등 영업점의 능력 저하도 문제였다”고 털어놨다.

이밖에 부실에 대한 우려도 끊임없이 제기된다.

물론 일각에선 모집인들은 순수하게 모집행위만 할 뿐 심사 및 승인은 은행에서 하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도 한다.

그러나 대형은행의 한 대출 심사역은 “모집인을 통해 나간 대출의 부실율이 조금 높은게 사실”이라며 “이들은 은행 심사시스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편이어서 이를 빠져나가는 방법 또한 고객들에게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대출모집인들은 과거 은행 근무경력이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어서 은행 심사시스템의 허점을 곧잘 파고들 수 있다.

특히 모집인들은 이 과정에서 수수료만 챙기기 때문에 부실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운 점이 이같은 행태를 부추기고 있다고 전한다.

◆ 모집인 통제 쉽지 않아 = 이런 이유로 은행들도 예금·펀드 모집인보다 집중해서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통제 및 관리가 쉽지 않다고도 얘기한다.

외국계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모집인들의 비용은 다 은행에서 부담해주고 실적은 해당 영업점에 반영되기 때문에 수혜를 받고 있는 영업점장들이 모집인들을 콘트롤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내 한 대형은행의 경우 모집인 실적의 30% 정도는 해당 지역 영업점 실적으로 인정된다. 평소 영업압박에 시달리는 영업점장으로서는 비용을 들이지 않고 톡톡히 수혜를 입게 되는 셈이다.

이들은 대부분 수시로, 집단적으로 은행을 옮겨다니는 사례가 많아 본점 차원의 인력관리도 쉽지 않다.

대개의 은행들은 모집인은 대출 주선만 해주고 심사와 기표 등의 핵심업무, 그리고 큰 건의 계약은 직접 챙기고 있지만 근본적인 한계를 극복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 필요성에 대한 검토부터 = 일각에서는 모집인을 활용한 영업경쟁이 자칫 ‘승자의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같은 지역 내에서 경쟁은행들이 모집인을 통한 공격적 영업을 할 경우 다른 은행들도 이 경쟁에 말려들 수밖에 없는 구도이기 때문이다.

최근처럼 대출 마진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모집인 수수료까지 부담하면서 경쟁하는 것은 은행으로서도 부담이다.

대출모집인이 없는 신한은행 한 관계자는 “조흥은행과 통합해 영업점이 많이 늘었다”며 “국내 처럼 좁은 시장에서는 기존 영업점을 충분히 활용하면 굳이 모집인을 둘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시장이 크고 점포가 많지 않은 미국에서 대출모집인이 발달한 배경에 비춰 국내 은행은 크지 않은 시장에 많은 점포를 두고 있다. 오히려 은행 직원이 책임감을 갖고 고객을 모집하는 것이 사후비용 및 은행이 져야 하는 평판리스크 등을 감안할 때 훨씬 나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대출모집인 현황>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ad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KT&G ‘Global Jr. Committee’, 조직문화 혁신 방안 제언
대내외에서 ESG 경영 성과를 인정받은 KT&G
국어문화원연합회, 578돌 한글날 맞이 '재미있는 우리말 가게 이름 찾기' 공모전 열어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