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 영업에서 가장 중요한 신뢰를 심어주는 일조차 쉽지 않았다. 영업부에 속한 단 한명의 여성으로서 힘들어 하던 김 대리에게 “영업은 선택받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동료 차장의 격려는 변화의 계기가 됐다.
“개인적으로 회사를 대표할 뿐만 아니라, 영업을 회사와 개인 모두를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으로 받아들여 기쁘게 생각하기로 했다.
김 대리는 이후 느긋하게 마음을 먹었다. 첫인상으로 100% 신뢰를 주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알고 고객사가 원하는 바를 성심껏 지원하겠다는 마음자세로 임하면 언젠가는 신뢰를 얻게 될 것이란 생각이었다. 결국 인간관계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
최근 모 선물사에서 김 대리에게 금융권 최대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자본시장통합법’에 관련된 자료를 3~4시간 이내에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비록 영업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일은 아니지만 고객에게 도움이 될 일이라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임했다. 그러나 자료를 찾을 길이 없어 막막하던 차에 또 다른 고객사에서 도움을 줬다. 인간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김 대리에게 또 다른 인간관계가 큰 도움으로 다가왔다.
김 대리의 노력에 대한 보답은 지난해 KB선물의 IT 아웃소싱을 수주하면서 얻을 수 있었다. “코스콤이 선정됐다”는 전화상의 한 마디는 대학합격 때보다 더 기뻤다고 한다. 김 대리가 담당했던 타 증권사 정보계 시스템 구축, 재계약 등의 일정이 겹치면서도 하나하나 준비해간 결과였기 때문이다. 눈코뜰 새 없이 바쁘게, 또 힘들게 일한 결과였다.
김 대리는 “2주일 동안 거의 밤을 새우다시피 했다”며 “2~3시간씩 자면서 일을 한만큼 보답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코스콤 증권영업부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김 대리가 코스콤 유일의 증권사 여성 영업 담당자로 자리 잡기까지 숱한 어려움도 많았다. “최근에 읽은 여성 리더쉽 관련 책에 ‘유리 천장’이란 말이 있었습니다. 여성이 사회에 진출해 일을 하다보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장막에 부딪히게 된다는 말이죠.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코스콤에서 증권영업을 담당하는 50명 인력 중 유일한 여성 인력인 김부경 대리는 금융권 여성 인력의 성장에 대해 관심이 많다. 코스콤 전 직원 500명 중 여직원은 30명이 못된다. 코스콤 뿐만 아니라 금융권 유관기관에서 여성 인력 비중은 높지 않다.
김 대리는 인터뷰 도중 함께 일하는 상급자에 대한 말을 많이 했다. 증권영업부 과장, 차장이 김 대리에게 힘이 되어 준 고마운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기회를 줬던 고마움이 많지만 그러나 개인에 대한 고마움과 함께 조직 문화는 쉽게 바뀌지 않는 말 그대로의 ‘문화’였다.
김 대리는 “지난 2~3년 동안 증권사 IT 부서 등에서도 여성 인력이 늘어나면서 여성 인력에 대한 처우가 개선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 보수적인 금융권에서 여성이 느껴야 하는 장벽은 존재하고 있다”고 말한다.
김 대리는 이것이 여성에게 주어진 몫이라고 설명했지만 과제로 유리 천장을 없애야 한다고 말한다. 또 금융기관에서 느낀 차별에 대해서 당당히 털어놓았다.
이런 환경 속에서도 김 대리는 코스콤에 입사해서도 기획 업무 등 중책을 맡기도 했다. 2004년부터 코스콤이 대외영업활성화를 표방하면서 영업팀이 중요한 부서로 떠올랐고 김 대리는 서슴없이 선물사 영업을 택했다. 코스콤 유일의 ‘영업우먼’으로의 김 대리의 꿈은 계속 진행중이다.
송주영 기자 jy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