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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기업사냥꾼을 경계하라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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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6-03-15 20:58

이재웅 성균관대학교 경제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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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중국해양석유(CNOOC)는 미국석유회사 유노칼을 매수하려했으나 미국의회는 안보문제를 이유로 이를 저지했다. 비슷한 시기에 한국의 석유회사 SK는 외국투기자본인 소버린 으로부터 경영권 위협을 받아 엄청난 위기를 겪었다.

최근에 미국 뿐 아니라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도 외국자본의 자국 주요기업의 인수를 저지하고 외국계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경향이 있다. 선진국들의 이 같은 관행도 글로벌 스탠더드라고 할 수 있을까

한편 한국의 대표적인 우량기업 포스코가 외국투기자본에 의한 적대적 M&A(매수합병)의 다음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경고한다.

또한 SK, 대림산업, 호남석유 등 국내 우량기업들도 외국 기업사냥꾼의 M&A 위협에 노출되어있다는 스위스계 투자은행 UBS의 보고서도 나왔다. 모범적인 기업지배구조를 자랑하던 KT&G는 미국의 기업사냥꾼 아이칸의 경영권 공격을 받고 고전하고 있다. 실제로 외국인 지분이 높은 국내 우량기업들은 대부분 적대적 M&A위협에 노출되어 전전긍긍하고 있다.

국제기업사냥꾼들의 목적이 경영권이던 주가를 끌어올려 시세차익을 얻으려는 것이던 단기투기자금의 폐단은 적지 않다. 그렇더라도 국내기업의 경영권은 무조건 보호되어야 한다고 주장할 이유는 없다.

글로벌 경쟁에서 외국자본의 적대적 매수합병 시도조차 국내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경영의 투명성 제고, 구조조정 촉진 등 긍정적 효과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국내기업의 경영권 방어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요청을 엄살정도로 여기고 적대적 미수합병 가능성은 없다고 묵살해왔다. 기업지배구조만 좋으면 그런 위험은 없다는 것이다. 경영을 잘해서 주가를 올리라는 원론적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부동산시장 및 노동시장 등의 불완전성을 강조하고 정부의 규제 개입을 확대해온 정부가 자본시장과 경영권 시장 은 전적으로 신뢰하는 것도 기이한 일이다. 그러다가 상당수의 국내기업들이 외국투기자본에 넘어가고 국부가 유출되는 등 자본시장이 유린당하면 정부가 무얼 어쩌자는 것인가.

외국투기자본의 폐단은 긍정적인 효과에 못지않게 크다. 단기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외국자본의 경영권 탈취는 증시를 교란하고 대량실업을 유발하며 국부유출을 초래하는 등 자원배분을 왜곡하며 국민경제의 불안요인이 된다.

정부는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고 주식을 널리 분산해서 지배주주의 출현을 억제하는 것만이 모범적인 기업지배구조라고 강변한다. 그러나 이러한 지배구조 때문에 우량기업들이 외국기업사냥꾼들에게 포획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글로벌 경쟁에서 모범적인 지배구조가 무엇인지 재검토해야 한다. 반기업정서에 편승해서 기업활동을 억제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국제기업사냥꾼들을 국내로 불러드려서 기업들을 손보고 대기업의 지배주주를 핍박하기위해서 지배구조를 강조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정부는 언필칭 글로벌 스탠더드를 내세우면서 국내 시장을 교란하는 투기성 외국자본은 방치하고 있다. 그러나 선진국들이 어떻게 자국의 기간산업, 전략산업을 보호하고 국익을 지키는지 본받을 필요가 있다.

글로벌 스탠더드를 강조하는 선진국들도 자국기업의 경영권을 안정시키기 위한 장치들을 일정한 정도 허용하고 있다. 오히려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이후 자본시장을 서둘러 개방하면서 경영권 안정장치 마련에 소홀했기 때문에 외국계 기업사냥꾼들의 공격대상이 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뒤늦게 도입한 “5% 룰”도 선진국 투자자들이 자본시장 개방에 역행하는 조치라면서 크게 반발했지만 알고 보면 선진국에서는 이미 정착되어 있는 제도로서 글로벌 스탠더드란 이같이 생뚱맞은 거다.

그러나 지나친 경영권 방어조치는 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초래하고 주주 이익에 반할 우려가 있다. 정부는 불합리한 규제를 완화하고 공정한 경영권 경쟁을 보장하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국내기업에 대한 경쟁상의 역차별적 규제는 시정되어야 한다. 또한 출자총액제한을 폐지하고 사모펀드를 활성화해서 외국자본의 무차별적 국내기업사냥은 견제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경영을 잘하며 우호지분을 확보하는 등 기업 스스로 적대적 M&A의 표적이 되지 말아야 한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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