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는 대한, 쌍용화재 등 손해보험사가 연말 ALM 시스템 구축에 착수했다. 대한화재는 지난해 말, 쌍용화재는 올해 1월까지 사업자 선정을 모두 완료했다. 이런 ALM 시장은 올해 하나, 동부, 동양, 금호, 흥국, 미래에셋생명 등 생보사 수요로 확장될 전망이다.
5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ALM 시스템 구축을 완료한 곳은 삼성, 교보, 대한, 신한생명 정도다. 이외 생보사들은 올해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빠르면 이번달부터 생보사들이 관련업체에 RFP(제안요청서)를 배포, 시스템 구축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사를 제외한 중소형 생보사 ALM 시스템 구축은 특히 금융그룹사에 속해 있는 신한, 하나생명 등의 대응이 빠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형 3사를 제외하고 ALM 시스템을 구축한 중소형 생보사 중 신한생명이 유일하다. 또 하나금융지주 계열사에 속해 있는 하나생명도 이번달 사업자 선정을 계획하고 있다.
◇ 이번달부터 사업자 선정 시작 전망 = 이달에는 우선 동부, 금호, 하나생명 등이 RFP 발송을 계획하고 있다. 이중 하나생명은 이번주 ALM 시스템 구축을 위한 품위를 진행할 계획이다.
품위를 거쳐 다음주 정도 RFP 발송을 예상하고 있다. 하나생명은 올해 안에 시스템 구축을 모두 완료할 예정으로 품위에서 확정되면 이번달 사업자 선정까지 계획하고 있다. 4월부터 시스템 구축을 진행하면 올해 안에는 개발이 끝나지 않겠냐는 예상이다.
하나생명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ALM 리스크관리 시스템 구축이 촉박한 것은 아니었다”며 “올해가 시스템을 구축하기에는 적절한 시기로 본다”고 말했다. 대형사 ALM 시스템 구축이 2년 이상 지나 감독원 규정도 ALM 분야에서만큼은 대형사, 중소형사를 가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하나금융지주 차원에서도 리스크 관리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위한 대응 차원에서 시스템 구축을 미루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에 명시해야 할 수치를 작성하는 데 시스템 도움 없이는 어렵다는 것.
하나생명은 그동안 시스템 없이 수작업으로 자산부채 위험 관리를 해왔다. 하나생명 관계자는 “그동안은 자산 따로 부채 따로 관리했으나 이번 시스템 구축을 통해 통합관리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금호생명도 빠르면 이번달 RFP를 발송해 다음달 사업자 선정을 예상하고 있다. 시스템 구축에 소요되는 시간으로 10개월 정도를 예상하고 있으며 테스트, 안정화 단계까지 1년이면 구축이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생명 관계자는 “그동안은 자체적으로 구현해 관리하는 시스템이 있었지만 올해는 ALM 패키지를 도입할 계획”이라며 “이달 RFP를 배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금호생명은 그동안 수작업을 이용한 리스크관리는 일반 만기 갭산출 등은 가능한 반면 경제적 잉여가치 산출 등이 불가능해 이를 보완할 예정이다.
동양생명도 회계연도 기준으로 올해 안에 ALM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동양생명도 더 이상 미뤄두기는 어렵다는 분위기다. 아직 품위 등이 진행된 것은 아니지만 올해 사업계획 안에 ALM을 포함시킬 예정이다.
동양생명은 부채전문시스템인 알파시스템을 활용해왔다. 이를 통해 그동안 ALM에서 산출할 수 있는 리스크관리 정보를 산출해왔으나 정보 산출의 한계가 있다고 판단, 시스템 구축을 추진할 예정이다.
반면 ALM 도입이 비교적 빨리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던 흥국생명은 시스템 구축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제안접수를 받았던 흥국생명은 지난해 말 다시 시스템 구축을 추진했으나 최근에는 이마저도 중단됐다. 하반기는 돼야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생보사 특화전략으로 구축 = 손보사에 비해 생보사의 움직임이 늦었던 데 대해서 손보사는 상품 중 단기 상품 비중이 생보에 비해 높다보니 리스크 개념이 더 빨리 와 닿는 반면 생보사는 장기 상품 위주로 가시적인 위험에 덜 노출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생보사 장기상품의 위험을 분석할 때는 내년, 내후년의 변화가 크게 와 닿지 않는다”며 “이런 상품 특성이 손보사보다는 시스템 구축이 더디게 된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관련업계는 최근 특화된 전략으로 사별 움직임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시스템 구축이 늦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손보사가 트렌드에 민감해 정보교류도 활발한 반면 생보사는 외국계 생보사가 상위사로 진입하면서 특화 전략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것.
한 보험리스크관리 업체 관계자는 “손보사는 경영진이 볼 수 있는 리스크관리시스템 구축으로 트렌드도 명쾌하지만 생보사는 개별사의 전략이 달라 트렌드를 잡기도 어렵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또 장기 상품 중심의 생보사는 과거 데이터 정비 문제 등도 있다.
SAS코리아 황학순 제2금융팀장은 “현재 솔벤시Ⅱ 규제가 대두되고 있는 스위스, 프랑스 등의 유럽 보험사에서도 20~30년 동안 장기 상품에 대한 수십년 전 데이터 품질 문제로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국내 생보사도 과거 데이터 품질에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으로 데이터 품질은 리스크관리 시스템 구축의 어려운 점으로 대두될 것이란 전망이다.
시스템 구축은 손보사와 비교했을 때 생보사는 종목이 좀 더 간단한 반면 고려해야 할 기간 등은 좀 더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손해보험사는 장기보험 외에 자동차, 일반보험 등으로 시스템도 장기보험관리 모듈, 자동차보험관리 모듈 등이 필요했다.
반면 장기보험 위주인 생보사는 종목이 간단하나 30년 이상의 장기보험 등이 있어 이를 모두 포괄하는 계산 방식이 더 복잡한 편이다. 또 생보사는 자산 규모가 손보사에 비해 큰 편이어서 하드웨어 성능도 높은 사양이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ALM 시스템의 경우 이에 포함된 금리리스크에 대해서는 생보사에서 중요성이 더욱 높다. 리스크관리 전문업체인 에이엔에프 박영섭 대표는 “손보사에서는 보험리스크에 대한 비중이 40% 이상으로 큰 반면 ALM 비중은 30% 정도인데 반해 생보사는 50% 이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시스템 중요성 면에서는 생보사에서 시스템 구축이 더 절실한 상황이다.
송주영 기자 jy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