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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체·금융기관 협력한 금융상품 ‘시험대 올랐다’

송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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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6-02-15 21:25

우리은행·한국IBM 등 제휴 확대 가능성 시사
타 투자 대비 소극적인 IT 투자 관행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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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시스템 공급업체와 금융기관의 새로운 협력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IT 투자를 위한 대출 상품이 선보인 것.

이는 각 산업에 걸쳐 갈수록 IT 투자가 중요해짐에 따라 투자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IT 투자에 소요되는 자금을 대출해주는 새로운 상품이다.

지난달부터 우리은행과 한국IBM, 코오롱정보통신은 이런 내용의 ‘IT 구매자금 대출’이라는 새로운 금융상품을 선보이고 현재 판매중이다.

IT업계와 금융권은 IT시스템 공급업체의 새로운 마케팅 전략과 은행의 금융상품이 결합된 새로운 모델이 자리잡을 지 주목하고 있다. 이 가운데 우리은행, 코오롱정보통신, 한국IBM 등은 이 모델이 성공할 경우 타 IT업체, 타 금융기관과의 제휴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 IT업종과 제휴 통한 첫 번째 여신상품 = IT구매자금대출은 제품 생산, 공급을 담당하는 IT업체와 여·수신 상품을 취급하는 금융기관, IT 시스템을 도입하는 중소기업 등이 연계해 출시한 첫 번째 모델이다.

IT구매자금 대출은 기업이 IT시스템을 구축할 때 이를 신용취급이 가능한 여신상품으로 취급해 대출을 해주는 방식이다. 시스템 구축비용이 1000만 원 이상 시 7~8%대 이자 중 3.5~4.5%의 이자를 시스템 공급업체가 부담한다. 기업의 신용등급에 따라 이자율은 변동된다.

기존에는 정보통신부 지원하에 산업·기업은행 등이 중소기업 IT 투자 설비를 지원하는 여신 상품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IT업체와의 제휴가 직접 이뤄져 상품으로 연계된 경우는 처음이다. IT시스템 제조를 담당하는 IBM에서 이를 기획해 총판사인 코오롱정보통신과 우리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출시되게 됐다.

IT 대출을 통한 시스템 구축 모델을 기획한 한국IBM 변재학 과장은 “최근 통신상품과 금융상품이 결합된 업종간 컨버전스 모델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출시된 여신상품은 IT기업의 마케팅과 금융기관 상품이 결합된 첫 번째 모델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코오롱정보통신이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이자 중 일부 이자를 부담하게 되지만 자금 회수 부담을 덜 수 있고 은행 고객을 대상으로 한 시장 확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은행 역시 최근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강화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상황에서 효율적인 중소기업지원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중소기업 지원 차원에서 어느정도 위험 부담을 감수하고 상품 출시를 결정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IT구매자금대출은 신용대출로 기존 기업 대상 신용대출에 대한 제한을 없애 거의 전 기업에 대한 대출이 가능하도록 한 상품”이라며 “원금 회수에 대한 부담은 있지만 이를 금융기관이 떠안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우리은행 IT구매자금대출은 기본적으로 구축기업에 대한 제한은 없다. 그러나 현재까지 코오롱정보통신이 중소기업을 주 영업대상으로 삼고 있어 이들을 대상으로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 우리은행 기업영업전략팀 관계자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영업이 진행돼 중소기업 지원책으로 효과적인 방안인 동시에 은행 여신고를 늘릴 수 있는 신 모델로도 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IBM은 이번 모델이 IBM 본사 지사를 합해 세계적으로도 시도된 적이 없어 국내에서 성공하게 되면 본사 차원에서도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상품 확산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구축 업체의 인식 전환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변 차장은 “시장조사를 해보니 원유가, 원자재가 인상, 원화강세로 인한 자금난으로 중소기업 중 80% 이상이 2개 이상 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있다”며 “IT 시스템을 도입할 때 낮은 이자율로 시설투자를 하게 되면 도입이 늘어날 것이란 생각에서 상품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 대출 통한 IT시스템 구축 비중은 낮아 = IT구매자금대출은 지난달 출시됐으나 아직은 실적이 없는 상태다. 코오롱정보통신 마케팅팀 이석준닫기이석준기사 모아보기 팀장은 “지난 1개월 동안 사례가 없다고 해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내리기는 이르다”며 “기업이 IT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걸리는 의사결정에 짧게는 1개월에서 6개월 이상이 걸리기도 하는 만큼 하반기경에나 1차 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역시 이 상품에 관한 IT업체의 문의가 많아 향후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1사분기가 끝난 시점에서 분기별 상품평가를 통해 긍정적으로 평가될 경우 제휴 대상 IT업체를 늘리는 것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국내 기업의 IT 투자 패턴도 확산의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국내기업은 IT시스템을 구축할 때 대출을 통한 투자 비중이 낮은 편이라는 것이다. 한국IBM의 조사 자료에서도 IT시스템 구축시 국내 기업의 대출 비중은 2.7% 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삼성경제연구소가 조사한 국내 기업의 시설투자 시 대출 비율인 20%선에 비하면 낮은 수치다.

또 일본, 중국 등 동북아 국가 기업들중 8~10%가 대출을 통해 시스템 구축비용을 마련하는 것에 비해서도 국내는 그 비중이 낮다.

한국IBM은 저리의 상품을 통해 기업의 인식 전환이 이뤄진다면 대출을 통한 시스템 구축이 국내도 4~5배까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더해 국내의 경우 IT시스템은 소유하는 것이란 인식이 있어 렌탈이나 리스를 통한 시스템 구축이 해외에 비해 활발하지 않다고 알려져왔다. 이에 대한 대체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현재 코오롱정보통신은 본격 마케팅에 나서기 전 나타날 수 있는 비즈니스 사례별 케이스 정리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고객과 은행의 접촉, 고객과 공급업체의 접촉 등 사례별로 대응 가이드를 만들고 있다.

상반기 이를 통한 성공사례가 나타나면 하반기부터는 확산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오롱정보통신 이 팀장은 “국내 기업의 IT투자가 통상 하반기에 60% 정도가 이뤄진다고 봤을 때 상반기 고객에게 알리는 마케팅 활동만 잘된다면 하반기에는 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하반기 1차 평가 이뤄질 것 = 현재 IT구매자금대출상품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는 은행이나 IT업체 모두 평가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애초부터 단기적인 폭발적인 증가세를 기대한 것은 아니다”며 “출시된 이후 향후 분기별 평가를 통해 지속적으로 상품성을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모델에 대한 IT업체로부터의 관심은 확대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국내 대형 IT업체 등에서도 제휴 문의가 왔으며 IT업체의 문의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우리은행은 타 은행에서도 이번 모델에 대한 질의가 있었기 때문에 타 금융기관으로의 확대 가능성도 전망하고 있다.

한국IBM 역시 타 금융기관과의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변 과장은 “배타적인 제휴 모델로만 공급될 경우 공정거래법상의 위반 가능성이 있어 성공적이라고 판단되면 타 은행과 제휴를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는 하드웨어 제품인 서버, 스토리지에 대한 구축비용에만 해당되는 만큼 소프트웨어 등으로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한국IBM은 제휴 확대시기에 대해서는 우선 모델의 성공 여부가 판단돼야 하기 때문에 하반기 이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송주영 기자 jyso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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