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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S해외진출, 대만 실패의 교훈

송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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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6-02-05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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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HTS업계는 해외 수출에 대한 기대감으로 충만해 있었다.

그러나 불과 1년 사이 시장에 대한 기대치는 크게 바뀌었다. 올해 들어 HTS 업체들은 해외시장에 대한 전망과 그동안의 실적평가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한 HTS 업체 해외 담당 임원은 “그동안 진출했던 국가 외에 다른 지역을 모색하고 있지만 이를 밝힐 수는 없다”고 입을 꼭 다물었다.

이 업체는 지난해만 하더라도 여느 타 업체보다도 적극적인 해외 시장 진출 전략과 실적을 알려오던 터라 뭔가 사정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사정이란 다름 아닌 해외시장에서 국내업체간 제살을 깎아먹는 출혈경쟁이다.

올해 또다시 대만 이외의 아태 지역으로 수출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진출계획이 알려지면 신규 해외시장 개척 노력이 물거품이 된다는 우려다.

이 업체가 경계하는 것은 하나다. 대만 시장에서의 ‘아픈 기억’이 되풀이 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 동안 앞 다퉈 대만시장에 진출했고, 그 결과 국내 업체끼리의 과당경쟁으로 인한 ‘공멸상태’에 이르렀다.

국내 HTS 업체는 지난 2004년과는 달리 대만 시장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돌아선지 오래다. 1개사 당 100만 달러 이상의 수출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대만 시장이 이제는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레드오션으로 변했다. 또 다른 HTS업체 관계자는 “대만 시장에 대해서는 큰 기대를 접었다”며 “마진이 보장되지 않는 한 프로젝트를 수주할 의사도 없다”고 말한다.

대만 시장에서 겪은 아픔은 이를 해결할만한 뾰족한 방법이 없으며 다른 해외 시장에서도 되풀이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근심이 커지고 있다. 국내업체는 대만시장에서의 과당경쟁으로 국내업체끼리 모여 마진율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서도 ‘담합을 통한 불공정 경쟁’이라는 차가운 시선을 받아 별다른 방안이 모색되지 못했다. 결론은 스스로의 자정 노력으로 해결해 간다는 지극히 원론적인 입장이다.

할인율 높기로 따지자면 국내 시장도 만만치 않다. 해외 외산 솔루션 업체 관계자는 “하드웨어의 경우 할인율이 90%까지 올라가기도 한다”며 난감해하기도 했다. 또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도 외산솔루션 업체끼리의 과당경쟁으로 ‘팔아도 남는 것이 없다’는 푸념도 나온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외산 솔루션 업체들은 점차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기업의 경우 ‘사베인즈 옥슬리’ 법안의 영향으로 이전과 같은 공공연한 할인율 적용이 불가능해졌다. 고객과 마찰이 빈번해지고 영업상의 어려움이 커졌지만 장기적으로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몇 년 만 참으면 영업 환경이 이전 보다 훨씬 좋아질 것이란 기대다.

결국 업계의 자정 노력보다는 정부의 강력한 회계정책이 국내의 할인율을 낮추는데 일조한 셈이다. 국내에서도 정보통신부 등 정부기관은 소프트웨어 해외 수출을 위해 IR 등을 계획하며 해외 시장 개척에 앞장서고 있다. 여기에 추가로 ‘담합’이 아닌 건전한 가격 정책을 마련해 국내업체간 조정 역할도 필요한 시점이다.

중이 제 머리 못 깍 듯 해외시장에서 불철주야 애쓰는 국내업체들 애물단지를 정통부가 풀어주자. 사베인즈와 옥슬리가 발의한 법이 전 세계에 통용되는데 정통부도 우리의 힘이 미치는 만큼 조정역할을 떠맡자.


송주영 기자 jyso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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