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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산학협동’ 걸음마 수준

원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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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5-12-25 22:07

기은-숭실대 거래기업 체험·금융서비스 두각
국민銀 파생상품연구, 조흥銀 연수 등 일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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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제조업을 중심으로 이뤄져 왔던 ‘산학협동’ 프로그램이 은행권에서도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특히 은행과 학교가 연결됨으로써 다양한 금융서비스는 물론이고 학교 인력을 활용한 공동연구에서부터 은행과 거래하는 기업을 통해 현장체험 등의 기회도 제공받을 수 있는 ‘윈-윈’관계 형성이 가능하다는 점 등이 매력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여전히 대부분의 은행들이 산학협동은 제조업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에 그치고 있으며 단순히 일회적인 금융서비스 제공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등 산학협동의 다양한 가능성을 창출해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주 숭실대학교와 산학협동에 관한 협약을 체결함으로써 기업은행의 맞춤형 종합자금관리서비스인 ‘e-branch’로 자금을 관리하고 학생들 또한 기업은행을 비롯해 기업은행과 거래하는 업체에 현장견학 및 체험의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됐다.

특히 이제는 대학측에서도 학생들을 경제인으로 육성시키는 데에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학교측이 직접 기업을 섭외하는 것보다는 실제 기업고객과 접촉이 많은 은행을 통해 학생들에게 많은 기회를 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런 기회를 얻음으로써 기업에서 실질적으로 필요한 지식을 준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숭실대학교는 인재사관학교 기숙사를 운영할 계획이어서 기숙사 설립을 비롯해 각종 생활시설 등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은행의 금융서비스가 절실한 상황이다.

기업은행은 지속적인 관계를 맺음으로써 금융을 제공하고 수익원을 넓힐 수 있게 된다.

특히 최근 들어 대학에서도 각종 시설물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어 은행과의 연계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으며 은행 입장에서도 수익원 넓히는데 한계에 봉착한 시점이어서 윈-윈 관계 형성이 가능하다는 지적들이 많다.

이에 앞서 지난 11월 국민은행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파생상품 연구계약’을 체결하고 이색파생상품의 가격결정과 신종 파생상품 개발 등 파생상품 업무에 있어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점차 전통적인 금융상품에 파생상품을 결합한 다양한 상품들이 나오고 있고 그 구조도 복잡해지고 있어 금융공학 연구에서 강점을 보이는 한국과학기술원 테크노경영대학원의 힘을 빌림으로써 시장에서 더 발빠르게 대응한다는 전략에서다.

산업은행도 최근 모 대학과 기업분석 관련된 계량모형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무산된바 있지만 이런 시도들은 은행산업도 산학협동 연구가 가능한 부문들이 얼마든지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고 은행 일각에서는 내다봤다.

조흥은행은 또 대학생들을 일정 기간 현업부서에서 연수를 시킴으로써 이 과정에서 은행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학생들은 현장 연수를 통해 경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형태의 산학협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노동부 차원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지만 은행권에서는 조흥은행이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숙명여대와 현장실습을 진행함으로써 세명의 대학생이 외환업무부, 국제영업부, 리스크관리부 등에서 일하고 있으며 해당 부서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지난 8월부터 시작해 오는 12월말이면 연수가 끝나게 된다.

은행권에서 이렇다할 산학협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은 이 세 곳이 전부일 정도로 찾아보기 힘들다.

은행들은 여전히 학교에 대한 금융서비스는 교직원에 대한 대출이나 학자금대출 혹은 학생카드 발급 등이 고작이라고 보고 있으며 제조업처럼 공동으로 연구할 수 있는 분야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그러나 산학협동에 적극적인 은행들은 금융공공성 측면에서도, 은행 이미지 제고에도 긍정적일 뿐 아니라 다양한 수익원을 발굴할 수 있는 요인들을 부각시킨다.

기업은행 한 관계자는 “이제는 대학들도 대규모 시설 투자가 활발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은행의 자금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서로의 이해가 맞아떨어져 다양한 산학협동 프로그램이 가능해 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점차 전문화되고 있는 파생상품 등 금융공학, 심사기법, 리스크관리 등에서 공동연구의 필요성도 점차 높아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산학협동이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될 수 있다는 점도 놓칠 수 없다는 지적이 은행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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